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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천히 걷자
[아침묵상 – 호세아 13장 1-16절] 성경에서 교만은 하나님 앞에 선 성도가 절대적으로 피해야 할 중대한 잘못, 혹은 잘못의 근원으로 지목됩니다. 교만이란 자신을 높이고 주변을 낮추는 마음이어서, 자기 안의 교만을 다스리지 못한 사람은 결국 하나님까지도 멸시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오늘 본문에서 우리는 어떻게 교만을 다스려야 하는지에 관한 말씀은 듣지 못하지만, 무엇이 사람 안에서 교만을 불러일으키는지에 대한 정확한 지적은 들을 수 있습니다. 우선 교만은 강함에서 시작됩니다(1절). ‘에브라임이 말을 하면 사람들이 떨었다’는 증언은 에브라임 지파가 호세아의 시대에 이르러 가장 강력한 지파였고, 발언권이 강한 지파였음을 보여주는 내용입니다. 그리고 이 강함이 에브라임을 하나님 앞에서 교만하게 하고 범죄하..
[아침묵상 – 호세아 12장 1-14절] 자신의 잘못을 자각할 수 있는 사람이라야 진정으로 하나님께 돌아갈 수 있습니다. 당연한 말씀이지만 어떤 행동이 잘못인지 아닌지를 분별하는 지각능력이 없이는 회개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바른 자각은 바른 기준을 가지고 있어야 가능합니다. 잣대가 틀렸는데 정확하게 잴 수는 없는 것입니다. 정직하지 못한 상인의 저울 눈금은 손익관계에 따라 정해집니다. 그 잣대에 따르면 손해가 악이고 이익이 선입니다(7절). 이런 잣대로는 하나님의 의를 분별할 수 없고, 자기 행위가 하나님 앞에서 옳은지 여부를 분별할 수 없습니다. 하나님을 격노하게 만든 이스라엘의 죄(14절)는 여기에서 비롯되었다고 말해도 좋을 것입니다. 죄에 대한 그들의 잣대가 이미 틀려있었기 때문에,..
[아침묵상 – 호세아 10장 1-15절] ‘너희 자신을 위하여 묵은 땅을 갈아엎고, 그 땅에 정의의 씨를 뿌려서 사랑의 열매를 맺으라’(12절)고 기록된 말씀이 가슴을 울립니다. 이 “묵은 땅”은 희년을 지키느라 일부러 쉬게 한 땅이 아니라, 심판을 받아 멸망한 땅이거나 죄 때문에 방치되어 묵은 땅입니다. 이 땅은 이스라엘이 스스로 지켜냈어야 하는 땅이지만, 탐욕과 우상숭배에 빠져 그렇게 하지 못한 관계로 하나님께서 직접 고삐를 쥐고 갈아엎게 하십니다(11절). 희망이란 마인드 컨트롤만으로 유지할 수 있는 것이 아닐 것입니다. 1%든 0.1%든 근거가 있어야 희망이 공상이 되지 않을 수 있고, 두세 사람이라도 함께 하는 이들이 있어야 희망이 망상이 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희망이 구체적인 비전이..
[아침묵상 – 호세아 9장 1-17절] 판사의 판결문에는 자신이 내린 판결의 정당성을 증명할 수 있는 논리와 증거가 반드시 있어야 합니다. 이 논증에 실패할 경우 사람들은 판사를 의심하게 되고, 판사의 권위는 추락하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현실 세계의 법조인들 가운데에는 믿음이나 권위 따위는 크게 중요하게 여기지 않고, 오직 그 직책으로 인해 누리게 되는 권력과 이익에만 집중하는 태도를 보이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런 자들은, 사실은 사법개혁이 법조인 전체에 대한 신뢰 회복의 실마리가 되고 결과적으로 법조인들의 권위를 세워주는 일이 될 것임에도 불구하고, 공고한 카르텔을 형성하여 현실적인 권력과 이권만을 보호하려 하곤 합니다. 이스라엘이 멸망하게 되었을 때, 성경에 등장하는 선지자들은 그것이 “하나님의 ..
[아침묵상 – 호세아 8장 1-14절] 정말로 중요한 것은 무시하면서 덜 중요하고 형식적인 것은 성실하게 지키는 예가 신앙생활을 하는 사람들 가운데에서 매우 자주 나타납니다. 이것은 밥 먹을 때 기도는 안 빼먹고 잘하면서 어려운 처지에 놓인 사람들에게 전혀 관심이 없다거나, 교회는 안 빠지고 잘 나오는데 신앙에는 별 관심이 없고 비즈니스 확장(정치 포함)에만 관심이 있다거나 하는 등의 간단한 예를 통해 설명해 볼 수 있습니다. ‘고기를 먹을 때 먼저 하나님께 제물로 드린 후에 먹는’(12절) 행위는 율법적으로 중요한 부분이기는 하지만, 우상숭배 문제처럼 신앙의 본질을 구성하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이스라엘은 하나님을 섬기기 위해 쌓은 제단에서 다른 신에게 제물을 드림으로써(11절) 신앙의 본질을 무너뜨리면..
[아침묵상 – 호세아 7장 1-16절] 북왕국 이스라엘이 멸망하기 직전의 약 25년은 쿠데타의 연속이었습니다. 이 짧은 세월에 무려 6명의 왕이 왕위에 등극합니다. 그중에 아들에게 왕위를 물려주는 데 성공한 사람은 1명뿐이고 나머지는 다른 집안사람에게 살해당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왕인 호세아의 경우는 아시리아의 살만에셀에게 끌려가서 죄인 취급을 당합니다. 이 혼란의 역사를 목격한 선지자 호세아는 그 시대의 사람들을 ‘달궈진 화덕’(4절)과 ‘뒤집지 않은 전병’(8절)에 비유합니다. ‘달궈진 화덕’의 비유는 이스라엘 사람들이 새로운 정권을 창출하고자 하는 열망으로 가득해 있는 모양을 나타낸 것입니다. 나라를 다시 안정시킬 만한 강력하거나 유능한 왕이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에 너도나도 왕권에 도전하는 혼란스..
[아침묵상 – 호세아 6장 1-11절] “여호와께로 돌아가자”는 외침은 “힘써 여호와를 알자”는 요청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어긋난 길로 가던 사람이 발길을 돌리려면 지도가 필요한 것처럼, 하나님께로 가는 길도 그분에 대해 아는 지식이 없이는 바르게 갈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호세아 선지자가 언급하는 하나님에 대한 지식은 하나님에 대해 ‘모르는 것 없이 속속들이 아는’ 그런 지식은 아닙니다. 우리는 하나님에 대해 그런 식으로 알 수 없습니다. 우리가 하나님에 대해 알 수 있는 것은 ‘말씀’의 형태로 임재하는 계시에 관해서 뿐입니다. 그러므로 호세아 선지자가 하나님에 대하여 알자고 요청하는 것은 그분이 자기 백성에게 내려주신 계시에 대하여 알자는 것이고, 그 계시는 다름 아닌 “모세의 율법”과..
[아침묵상 – 호세아 4장 1-19절] 지도자들은 그 사회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는 역할을 부여받기 때문에 그 사회에서 중요한 존재가 됩니다. 그러므로 지도자의 역할을 맡은 사람은 진실해야 하고, 성실해야 하고, 쉼 없이 배우는 사람이어야 합니다(1절). 지도자가 타락하고 배임하게 되면 그 사회 구성원 전체가 피해를 보게 되므로(3절, 6절), 지도자에게는 보통 사람들보다 더 엄격한 기준이 적용되어야 옳습니다. 예를 들어, 일반 시민이 음주운전으로 벌금형을 받았다면 국회의원은 구속되어야 하고, 하급 공무원이 비리가 있어서 정직을 당했다면 고급 공무원은 동일한 죄에 대해 면직되고 법정 실형을 선고받아야 합니다. 지도자들은 누구보다 그 사회의 기본 이념을 존중하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법을 집행하는 판검사나 ..
[아침묵상 - 호세아 2장 14절–3장 5절] 호세아 2장 14절 이하와 3장 전체는 이스라엘의 죄가 매우 큼에도 하나님께서 그들을 다시 끌어안으시고 회복하시리라는 메시지입니다. 물론, 죗값은 다 치러야 합니다. ‘거친 들’(2:14)에서 타이르신다는 말씀은 곧 이스라엘이 고난 중에 연단 받게 된다는 뜻이고, 왕과 예배를 잃게 될 것이라는 말씀(3:4)은 이스라엘이 당하게 될 모진 고난을 의미합니다. 그런데 이 회복의 역사에서 이스라엘이 이루어야 할 중요한 변화가 있습니다. 그것은 ‘언어 습관’의 변화인데, “그 날에 네가 나를 내 남편이라 일컫고 다시는 내 바알이라 일컫지 아니하리라”(16절)라고 기록된 부분이 가리키는 내용입니다. ‘바알’이라는 단어는 특정한 신의 이름이기도 하지만, 주인이라는 뜻과 ..
[아침묵상 – 호세아 2장 2-13절] 우상숭배를 간통과 똑같은 일로 보는 시각은 구약 전체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바입니다. 그리고 호세아는 이 관점을 조금 더 진지하게 파고든 선지자입니다. 이스라엘은 왜 바람을 피우게 되었는가? 이에 대한 호세아 선지자의 통찰은 다른 사람들(신들)이 자기 배필보다 더 좋은 것을 주겠다며 현혹하는 목소리에 넘어갔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떡, 물, 양털, 삼, 기름 술(5절)을 주겠다는 꼬임이 먹혀든 까닭은 결국 필요한 만큼 이상의 부를 얻고자 하는 탐욕 때문이겠습니다. ‘더 많이, 더 높이, 더 강하게’를 추구하는 우상숭배자의 탐욕을 하나님께서 직접 막으셨습니다(6-7절). 그들이 돌아오기를 원하셨기 때문입니다(7절). 하나님의 심판을 이런 관점에서 보자면 오히려 분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