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새벽말씀나눔 (543)
천천히 걷자
[아침묵상 – 요한복음 1장 1-5절] 전반적으로 볼 때 공관복음서(마태, 마가, 누가)는 예수께서 무엇을 하셨는지에 더 집중하고, 요한복음은 예수님이 누구신가에 더 집중합니다. 예수께서는 하나님 나라의 복음을 전하시려고 온갖 가르침과 기적을 행하셨는데, 요한복음은 그분이 그런 놀라운 일을 행할 수 있었던 이유를 설명하고자 한 것입니다. 요한복음의 서론에 해당하는 1장에서는 예수님을 1)태초부터 존재하시던 삼위일체 하나님 2)하나님의 창조의 능력 그 자체(말씀)이신 분 3)생명을 소유하셔서 사람들에게 빛이 되신 분 4)세상에 빛으로 오셔서 어둠을 이기신 분 등으로 설명합니다. 이런 증언들은 사실 신앙의 성장을 추구하는 평범한 사람들에게보다는 복잡한 신학적 논쟁에 뛰어든 사람들에게 더 의미 있는 증언들이었..
[아침묵상 - 미가 5장 1-15절] 하나님께서 세우신 사람은 목자가 되고(4절) 평화가 됩니다(5절). 베들레헴에서 나셔서 목자가 되시고 평화가 되신 예수님은 이 말씀의 의미가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하나님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 이루어진다는 말씀이 무슨 뜻인지를 몸소 보여주신 것이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하나님께로부터 온 사람, 하나님이 세우셔서 일하게 하시고 싸우게 하신 사람은 이슬이나 단비와 같은 존재입니다(7절). 사람이 인위적으로 무엇을 하고자 할 때는 겨우 손이 닿는 정도 거리에 영향을 미치는 것과 달리, 하나님께서 사람을 세우셔서 일하시기 시작하면 온 세상을 적시는 이슬이나 단비처럼 놀라운 역사를 이루시게 되며, 그 사건에서 피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는 뜻이 되겠습니다. 하나님께서 반..
[아침묵상 – 미가 4장 1-13절] 사람이 다스리는 세상은 불의와 폭력으로 얼룩진 세상이었지만(3장), 하나님께서 다스리시는 세상은 평화와 평등의 세상이 됩니다. 평화란 너무나 귀중한 것이지만 온전하게 이루어내기 어려운 것이기 때문에, 평화로운 세상을 향한 열망은 결국 하나님의 직접적인 개입에 대한 기대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여기에서 우리가 놓치지 말고 묵상해야 할 중요한 부분은 1)하나님의 날인 “끝날”이 내세가 아닌 현세의 어느 시점을 가리키고 있다는 점과 2)그날에 세우실 평화의 나라가 불특정 다수를 위한 나라가 아닌 하나님의 백성을 위한 나라라는 사실입니다. 1) 현세의 어느 시점에 임하실 하나님의 날이란 이 땅에서 잃지 말아야 할 소망에 관한 말씀입니다. 내세를 극단적..
[아침묵상 – 미가 1장 1-16절] 미가 선지자는 누구의 아들이라는 기록이 없는 것으로보아 좋은 집안 출신은 아니었던 것 같고, 내세울 만한 직업도 없는 사람이었던 같습니다. 그리고 그의 고향 가드모레셋은 외적이 예루살렘을 침략하려 할 때 진격하는 통로 중의 하나였기 때문에, 이렇다 할 발전을 이루지 못한 시골 마을이었습니다. 예루살렘에는 이미 예언하는 일로 밥 먹고 사는 선지자들이 따로 있었습니다. 하지만 족보도 없는 시골 사람 미가는 그런 뼈대 있는 집안에서 좋은 교육을 받고 자란 대도시 사람들을 제치고 당당히 성경의 예언자들의 반열에 자신의 이름을 올렸습니다. 이는 야훼 하나님을 섬기는 사람들이 그만큼 열린 태도를 지닌 사람들이었음을 반증하는 내용이면서, 동시에 미가라는 선지자가 당대의 지식인들보..
[아침묵상 - 요나 4장 1-11절] 아침에 온 사람, 정오에 온 사람, 오후에 온 사람이 똑같이 하루 품삯을 받게 되자 아침에 온 사람들이 분노하더라는 예수님의 비유는 자신들의 기득권을 주장하고 싶어 했던 이스라엘을 깨우쳐주시기 위해 들려주신 말씀이었습니다. 그런데 사실, 이 메시지는 이미 요나서와 같은 책을 통해 오래전부터 선포되었던 주제였습니다. 예수님의 말씀은 “내가 선하므로 네가 악하게 보느냐?”라는 질문으로 끝나고, 요나를 향한 하나님의 말씀은 “네가 성내는 것이 옳으냐?”라는 질문으로 끝나는데, 가만히 보면 두 질문이 같은 질문임을 알 수 있습니다. 사람이 기득권에 취하게 되면 ‘다른 사람에게도 지금 내가 누리고 있는 것들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이르지 못하게 됩니다. 자신이 누리던 것들을 다..
[아침묵상 - 요나 3장 1-10절]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신앙이 ‘시대정신’의 옷을 입도록 요청하십니다. 각 사람은 자신이 처한 상황에 맞게 하나님을 섬겨야 합니다. 몸은 항상 현재에 살고 있는데 정신이 과거에 묶여있으면 하나님을 바르게 섬길 수 없습니다. 정확하게 말해서 하나님의 명령에 순종할 수 없습니다. 요나(이스라엘)의 모습이 그러했습니다. 변화된 상황을 쉽게 받아들일 수 없었기 때문에 도망치기도 했고(1장) 불만에 휩싸이기도 했습니다(4장). 그 변화된 상황이란 ‘하나님의 직접적인 통치 영역의 확장’이라는 말로 설명해 볼 수 있을 듯합니다.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에만 역사하시는 것이 아니라 이방인들에게도 역사하시기 시작하신 것입니다. 처음에 하나님의 부르심과 인도하심을 따라 시내산으로, 광야로, 가..
[아침묵상 – 요나 2장 1-10절] 요나의 기도는 고난 가운데에서 드리는 감사기도입니다. 누가 보더라도 끝장이 난 것 같은 상황인데, 이상하게 하나님께서 도우시리라는 믿음이 영혼 밑바닥에서부터 뭉글뭉글 올라옴을 느끼게 된 기도자가 그 상황을 하나님의 응답하심으로 고백하고 감사의 기도를 드리는 상황이 되겠습니다. 요나가 겪고 있는 고난은 영혼마저 무너뜨리는 혹독한 고난이었지만(7절), 인생의 고난이 우리에게 할 수 있는 일은 딱 거기까지입니다. 환난이 우리의 모든 것을 빼앗아가고 육체와 영혼을 무너뜨리게 할 수는 있지만, 하나님의 이름을 부르는 자에게 임하시는 구원의 손길까지 가로막을 수는 없는 것입니다. 이스라엘은 자신의 죄(불순종) 때문에 고난을 겪게 되었으나, 하나님의 이름을 부르는 자에게는 그 고..
[아침묵상 – 요나서 1장 1-17절] 요나서는 예언서로 분류되기는 하지만, 예언자들의 방식으로 메시지를 전달하지 않고 사건을 통해 메시지를 전달하는 설화적 방식으로 기록된 책입니다. 그래서 요나서를 읽을 때는 이 책 안에 등장하는 여러 요소가 각각 무엇을 상징하는지를 새겨보는 묵상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요나는 선택받은 백성 이스라엘을, 니느웨는 이스라엘과 적대적인 이방 민족들을, 다시스는 땅끝을, 바다는 세상 전체를, 폭풍은 전쟁을, 물고기는 이스라엘을 포로로 잡아간 나라를 상징한다는 식으로 문학적인 방식의 묵상을 하게 되면, 요나서가 전하는 메시지를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이런 식으로 요나서를 묵상하게 되면 이 책이 단지 어떤 사람이 하나님의 명령에 불순종했다가 큰 변을 당한 후에 회개..
[아침묵상 – 아모스 9장 1-15절] “숨어도 소용없고(3절), 망해서 천하에 불쌍하게 되어도 봐주지 않으며(4절), 심지어 죽어도 소용없다(2절).” 아모스 선지자가 마지막으로 선포하는 메시지는 비타협적이고 불관용적인 하나님의 심판에 대해 증언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의 죄가 신앙의 본질을 무너뜨리는 죄였기 때문이었습니다. ‘죄는 미워해도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는 말이 있습니다만, 하나님께는 통하지 않는 말인 듯합니다. 하나님은 단지 ‘악’이라는 추상적인 대상만을 미워하시고 눈에 보이지 않는 사탄과의 전쟁만 선포하시는 것이 아니라, 그 악을 행하는 자와 사탄의 노예가 된 자들에 대해서도 심판을 선포하시기 때문입니다. 죄뿐 아니라 죄를 범한 사람도 하나님의 미움의 대상이 됩니다. 의인이 겪는 환난은 사실..
[아침묵상 – 아모스 8장 1-14절] 이스라엘은 끝물에 수확한 과일바구니와 같이 겉보기에는 풍성해 보이지만 더 이상 맺을 열매도 없고 누릴 영화도 없는 상태에 이르렀습니다. 그리고 이스라엘이 당면하게 된 가장 큰 비극은 그들을 향한 하나님의 자비마저도 끝물에 이르렀다는 점입니다(2절). 역사적으로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들을 밥처럼 여기는 사회는 어느 시대 어느 지역을 막론하고 비참한 종말을 맞이했습니다. 하물며 하나님께서 제사장으로 삼으신 나라(출19:6) 이스라엘이 불의와 불평등으로 가득한 사회가 되었다면, 그들의 허물은 마지막 한 조각까지 행위대로 갚음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7절). 아모스를 통해 선포된 하나님의 심판 가운데 “말씀의 기갈”(11절)은 이스라엘을 향한 하나님의 절교 선언에 해당하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