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천히 걷자
[아침묵상 – 아모스 8장 1-14절] 이스라엘은 끝물에 수확한 과일바구니와 같이 겉보기에는 풍성해 보이지만 더 이상 맺을 열매도 없고 누릴 영화도 없는 상태에 이르렀습니다. 그리고 이스라엘이 당면하게 된 가장 큰 비극은 그들을 향한 하나님의 자비마저도 끝물에 이르렀다는 점입니다(2절). 역사적으로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들을 밥처럼 여기는 사회는 어느 시대 어느 지역을 막론하고 비참한 종말을 맞이했습니다. 하물며 하나님께서 제사장으로 삼으신 나라(출19:6) 이스라엘이 불의와 불평등으로 가득한 사회가 되었다면, 그들의 허물은 마지막 한 조각까지 행위대로 갚음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7절). 아모스를 통해 선포된 하나님의 심판 가운데 “말씀의 기갈”(11절)은 이스라엘을 향한 하나님의 절교 선언에 해당하는 ..
[아침묵상 – 아모스 7장 1-17절] 선입견은 사람이 공정하고 정확한 생각을 하지 못하게 만드는 중요한 요인으로 지목되곤 합니다. 특히, 정치적 선입견은 매우 강한 감정을 불러일으키곤 하기 때문에, 부모와 자녀 사이에도 정치적 입장이 서로 다른 경우에는 큰 다툼이 일어나기도 합니다. 정치적 입장이 서로 다른 사람과 대화할 때 사람들은 대체로 옳고 그름이 아닌 유불리를 대화의 기준으로 삼게 됩니다. 그래서 정치적 대화에는 프레임이라는 것이 생겨나게 마련이고, 정당한 것이라도 아군에게 불리한 주장과 정보는 자연스럽게 배제되곤 합니다. 이렇게 서로 정치적인 대립이 배경에 깔린 상태에서 정의나 진리를 말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 될 것입니다. 듣는 사람들이 선입견을 바탕으로 듣기 때문이기도 하고, 말하는 사..
[아침묵상 – 아모스 6장 1-14절] 이스라엘은 자신들이 누리는 태평성대를 자랑하며 축배를 들고 있었지만, 성령에 힘입어 예리한 눈으로 시대를 읽어낸 예언자 아모스가 보기에는 그들의 행위가 멸망에 이르는 안일함이었습니다. 1절에서 시온의 ‘교만(솨아난, שַׁאֲנָן)’이 곧 안일함이고, 사마리아인들의 ‘마음 든든함(빠타흐, בָּטַח)’도 그들의 신앙적인 안일함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이스라엘이 여로보암2세 시대에 풍요를 누리고 있었다고는 하지만, 사실 그들의 풍요는 주변국들과 비교했을 때 보잘것없는 풍요였습니다(2절). 특히 블레셋의 도시들은 넓은 영토를 지배하지 않더라도 이미 오래전부터 이스라엘보다 발전된 문명과 풍요를 누리고 있었습니다. 그러므로 이스라엘이 축배를 들며 사치를 일삼는 것은(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