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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천히 걷자
[성막 시대의 시작] 출애굽이라는 거대한 사건은 성막의 봉헌으로 일차 마무리 됩니다. 이제부터 하나님은 멀리 시내산에 계시는 만나기 어려운 하나님, 두렵기만 한 하나님이 아니라, 성막 안에 언약궤와 함께 머무르시면서 이스라엘과 동행하시는 하나님이 되십니다. 성막과 언약궤는 우리로 치면 성전과 성경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것들은 눈에 보이는 동행의 증거물들입니다. 이 거룩한 물건들의 특징은 숭배의 대상이 아니라 하나님을 기억하게 하는 매개체, 마중물의 역할을 한다는 데에 있습니다. 정말로 중요한 것은 증거물이 아니라 그 증거물이 환기시키는 대상일 것입니다. 우리는 성전에 갈 때, 또 성경책을 대할 때 멀리 계시지 않고 가까이 계시며, 따로 계시지 않고 우리와 동행하시는 하나님을 기억하게 됩니다. 신앙생..
[하나님을 만난 사람의 얼굴] 모세가 시내산에서 두 번째 하나님과 만남의 시간을 가진 후에 백성들이 있는 곳으로 내려왔을 때, 그는 하나님의 빛을 담아서 내려왔습니다. 백성들은 그의 얼굴에서 나는 빛을 두려워했고, 모세는 수건으로 그 빛을 가려야 했습니다. 그런데 이와 같은 사건은 사실 흔하지는 않더라도 자주 있는 일입니다. 사람이 자기 마음을 비우고 그 안에 성령의 충만함을 입게 되면 누구라도 얼굴빛이 달라지고, 이른바 후광이라는 것이 뿜어져 나오는 것처럼 전혀 새로운 느낌을 주게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그 때, 그 빛은 그 사람의 자질이나 능력에서 나오는 빛이 아니라 순전히 하나님께로부터 오는 빛입니다. 자기를 깨끗하게 비운 사람은 그 빛을 온전히 담아서 내려오고, 덜 비운 사람은 감춰진 상태로 담아..
[모세의 두 가지 기도] 인생에서 어떤 계획을 가지고 일을 추진해 나가다 보면 진퇴양난의 난감한 상황에 빠지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머피의 법칙이라고 불리는 답답한 상황이 반복적으로 발생하기도 합니다. 그럴 때 우리 마음은 도대체 무엇을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모를 정도로 혼란한 상황에 빠질 수 있습니다. 모세가 처한 상황이 그러한 상황입니다. 십계명이 적힌 두 개의 돌 증거판을 받기 위해 40일간 시내산 정상에 머물다가 내려왔는데, 이스라엘 백성들이 금송아지 우상을 만들어놓고 춤을 추고 있습니다. 분노한 모세는 돌판을 깨뜨려 버리고, 레위인들을 불러 모아 3천명이나 되는 사람들을 칼로 쳐 죽이게 합니다. 그런데 그 분노가 채 가라앉기도 전에 하나님께로부터 시내산에서 떠나라는, 한마디로 출가 명령이 떨어집..
하나님은 살아계셔서 우리와 맺으신 약속을 지키시는 분이십니다. 이스라엘과 하나님의 약속이 축복의 땅으로 인도하는 것이라면, 우리와 맺으신 하나님의 약속은 영원한 생명의 땅으로 인도하시는 것입니다. 우리는 그 약속의 땅으로 가는 길에 우리와 동행하시는 그분의 손길을 느낄 수 있습니다.(천사-20절, 위엄-27절, 왕벌-28절) 하지만 동시에 우리는 우리가 가진 것보다 더 훌륭한 문명을 지닌 우상들의 나라와 마주해야 합니다. 가나안 땅은 미개척지가 아니라, 이스라엘보다 훨씬 앞선 문명을 보유한 ‘바다의 사람들’이 거주하고 있던 땅이었습니다. 그 때, 그 약속의 땅으로 가는 그 길목에서, 보이지 않지만 살아계신 하나님의 동행에 집중할 것인지, 겉으로 휘황찬란한 문명으로 포장되어 있지만 실제적이지 않은 우상들에..
바울사도가 율법을 초등교사라고 부른 까닭은 율법이 수준 낮은 법이어서가 아닙니다. 직접적으로 예수 그리스도의 법을 담지 못했을 뿐, 율법은 거룩한 법이며, 하나님의 뜻을 담고 있는 사랑의 법입니다. 본문 말씀과 같은 내용을 볼 때, 율법은 소극적인 차원의 법이 아니라 매우 적극적인 차원의 법임을 알 수 있습니다. 단지 질서 유지, 치안 유지를 위한 징벌적인 법이 아니라, 하나님의 선하신 뜻을 실천하도록 함으로써 세상의 빛이 되게 하는 법인 것입니다. 다수결이 정의에 반하는 폭력이 될 수도 있음을 지적하는 2, 3절의 말씀이나, 원수에게마저 선을 베풀기를 포기해서는 안된다는 4, 5절의 말씀은 율법의 고귀한 본성을 여실히 드러내 주는 구절이 아닐 수 없습니다. 로마서 12장 21절은 이렇게 말씀하고 있습니..
[출애굽기 20장 1-17절] 성경의 율법은 글자대로 지키는 것보다 원리를 이해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십계명의 핵심원리는 예수님께서 요약해주신 대로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라는 두 가지로 압축됩니다. 우상숭배 금지를 표면적으로만 지키는 것은 큰 의미가 없습니다. 미신과 우상은 신앙인들보다 오히려 합리적인 무신론자들이 더 엄격하게 거부합니다.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하나님과 신뢰의 관계에 들어가는 것이고, 그 안에서 인생의 참 진리를 발견하는 일입니다. 단순하게 미신이나 다른 종교를 거부했다고 해서 그 진리가 내 것이 되지는 않습니다. 하나님께서 약속하시는 참된 구원의 축복을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마음과 뜻과 힘을 다하여 하나님을 사랑하는 길 밖에는 없습니다. 진리를 깨우치게 하는 것은 소극..
마녀사냥은 혼란한 시기에 극심해지는 현상이었다고 한다. 그리고 일단 마녀로 지목되면 죽는 것 밖에는 누명을 벗을 길이 없었다고 한다. (참고) 이 이야기는 독일에서 있었던 마녀사냥의 일화중 하나인데, 이 사건이 일어났던 당시에 독일도 인플레이션, 전염병, 흉년, 농민반란등으로 혼란스러운 상황이었다. 1660~1670년대에 한자 동맹에 속한 렘고라는 도시의 시장 헤르만 코트만이라는 작자가 마녀사냥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탁월한 재능을 발휘하여 마녀시장이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마녀로 지목된 사람에게 자기가 일러주는 사람을 마녀로 지목하라고 고문해서 정적들을 제거한 것이다. 그런데 마리아 람펜달이라는 여인이 끝까지 어떤 이름도 불지 않고 버텼다. 심지어 그 여인은 화형에 처해졌는데도 살아남았다. 놀라운 일이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