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3일 열왕기상 15장 9-15절

 

 

[열왕기상 15장 9-15절]

9 이스라엘의 여로보암 왕 제이십년에 아사가 유다 왕이 되어

10 예루살렘에서 사십일 년 동안 다스리니라 그의 어머니의 이름은 마아가라 아비살롬의 딸이더라

11 아사가 그의 조상 다윗 같이 여호와 보시기에 정직하게 행하여

12 남색하는 자를 그 땅에서 쫓아내고 그의 조상들이 지은 모든 우상을 없애고

13 또 그의 어머니 마아가가 혐오스러운 아세라 상을 만들었으므로 태후의 위를 폐하고 그 우상을 찍어 기드론 시냇가에서 불살랐으나

14 다만 산당은 없애지 아니하니라 그러나 아사의 마음이 일평생 여호와 앞에 온전하였으며

15 그가 그의 아버지가 성별한 것과 자기가 성별한 것을 여호와의 성전에 받들어 드렸으니 곧 은과 금과 그릇들이더라

 

 

「열왕기상⋅하」의 중요한 특징가운데 하나는 남쪽 유다왕국과 북쪽 이스라엘 왕국의 역사를 ‘우상숭배’라는 주제에 따라 비교하고 있는 점입니다.

북쪽은 끊임없는 반역과 정쟁의 소용돌이의 역사였고, 남쪽은 지속적인 개혁과 회개의 역사였다는 점을 보여줌으로써 이스라엘 역사의 중심이 예루살렘이었음을 강조하는 것이 「열왕기상⋅하」의 특징 중 하나인 것입니다.

 

이와 같은 역사 기록이 이스라엘에게 중요한 까닭은 이 나라의 기초가 십계명 위에 세워졌기 때문입니다.

십계명의 역사는 우리가 잘 아는 대로 법궤의 역사이며, 법궤의 역사는 호렙산에서만 만나 뵐 수 있었던 하나님께서 이스라엘과 동행하기 시작하신 역사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 법궤의 역사가 성전의 역사로 이어진 것은 ‘동행’하시던 하나님께서 ‘동거’하는 하나님이시기도 한 것을 나타내게 됩니다.

 

이 동거가 불편한 동거가 되지 않기 위해서 예루살렘은 끊임없는 자기 정화, 즉 개혁의 조치들을 취해야만 했습니다.

남왕국 유다가 여로보암에 의해 예루살렘으로부터 분리되어버린 북왕국 이스라엘과 결정적으로 다른 점이 이것이었습니다.

아사 왕이 자기 어머니마저 심판해야 할 정도로 신앙적 경각심이 높았던 곳, 그곳이 바로 예루살렘이었던 것입니다.

어머니를 폐위시키는 결단은 아무리 왕이라도 쉬운 일이 아니었을 것입니다.

 

모든 개혁은 자기 집안에서부터 이루어져야하기에 어려운 것 같습니다.

유교경전에도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의 가르침이 있듯이, 아사 왕도 먼저 자기 집안에서부터 개혁의 고삐를 움켜쥐었습니다.

그렇게 철저하게 개혁하지 않으면 지킬 수 없는 것이 바로 모세의 율법이었기 때문입니다.

 

모세의 율법을 통해 전해지는 엄격한 신본주의의 본질은 신앙의 신실함에 대한 요청입니다.

못 믿을 사람의 친절이 무가치한 것처럼, 신실하지 못한 자의 예배는 무의미한 예배요, 하나님께서 가인의 예배로 취급하시는 예배가 되고 맙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신대로 하나님을 섬기는 자들은 세상과 하나님을 겸하여 섬길 수 없는 것입니다.

 

유다왕국의 신실함, 즉 지속적인 개혁의 결과는 마태복음 1장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다윗의 혈통으로 하여금 구세주의 육신의 혈통을 잇도록 하셨던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예루살렘의 수호자들에게 맡기신 것은 껍데기뿐인 법궤가 아니라, 하나님의 뜻 그 자체였다는 것이 이 계보에서 드러나게 됩니다.

 

그들이 신앙적으로나 인격적으로 완벽했기 때문에 이 역사가 성립된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을 섬기는 자들에게 반드시 있어야 할 신앙적 순수성이 그 왕들의 계보 안에서 지속적으로 이어졌기 때문에 메시아의 역사가 유다 왕국을 통해 이루어진 것뿐입니다.

어떤 개혁을 하루아침에 완성해버리려고 하면 혁명분자가 될 뿐입니다.

하지만 작던 크던, 반드시 지켜져야 할 원칙을 지키기 위해 매 순간 결단하는 신앙인은 하나님의 종, 하나님의 도구로 쓰임을 받게 됩니다.

 

말씀을 읽어가는 과정에서 이 중요한 깨우침이 우리 마음 속에 확고해지게 되기를 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