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천히 걷자
3월 27일 예레미야 36장 1-32절 본문
유다에 대한 심판을 예언하던 예레미야는 성전에도 마음대로 못 올라갈 정도로 견제를 당하고 있었습니다(5절). 하지만 그가 처절하게 홀로 하나님의 말씀을 대언했던 것은 아니고, 바룩과 같은 동역자가 있었으며, 심정적으로나마 그의 사역을 지지하는 고관들도 있었습니다(19절).
여호야김 제4년은 BC605년입니다. 이 해는 바벨론의 느브갓네살이 애굽의 느고를 갈그미스 전투에서 대파한 해입니다. 이는 바벨론이 당시 세계에서 최강자의 자리를 굳히는 사건이었습니다. 이스라엘은 당연히 바벨론의 속국이 되었고, 여호야김은 조공을 바치며 바벨론의 지배를 인정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예루살렘에 어두운 그림자가 짙게 내려앉았고, 여호야김 왕은 통치 5년째(BC604년) 아홉째 달에 금식일을 선포하며 이 난국을 헤쳐나갈 길을 모색하고 있었습니다(9절). 본래 이스라엘의 금식일은 대속죄일인 일곱째 달이지만, 뭔가 특별한 기도 제목이 있었기에 아홉째 달에 금식을 선포했을 것입니다.
예레미야는 그 특별한 기도 제목에 찬물을 끼얹습니다. 예레미야 25장에는 예레미야가 여호야김 4년에 했던 예언의 구체적인 내용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 내용은 바로 바벨론의 지배를 순순히 받아들이고, 군사적 힘으로 이 상황을 타개하려 하지 말고 신앙의 일치를 위해 우상을 버리고 하나님께 돌아오라는 내용입니다. 그리고 바벨론의 지배가 70년 동안 이어질 것이라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예언은 신앙과 정의를 바로 세워서 이스라엘의 힘의 근원을 회복하라는 신앙적 메시지였습니다. 이는 바벨론의 통치가 가혹하다고 해서 무모하게 백성들을 선동하지 말고, 그동안 내부적으로 쌓여온 적폐들을 해소하며 훗날을 도모하라는, 즉 절치부심하라는 현실적 메시지로 해석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여호야김은 그럴 생각이 없었습니다. 여호야김의 입장에서 보자면 국론을 분열시키고 하나님의 뜻을 왜곡하는 것은 자신이 아니라 예레미야와 바룩이었을 것입니다. 그래서 회개를 요청하는 예레미야의 두루마리를 칼로 잘라내고 태워가면서, 비웃는 듯한 태도로 들었던 것입니다(23절).
예레미야의 두루마리가 사반의 아들 그마랴의 방에서 낭독되고, 그 낭독된 내용이 사반의 손자 미가야의 입을 통해 이스라엘의 고관들에게 전달되었다는 기록은 역사적인 복선에 해당합니다. 사반은 성전에서 발견된 율법 두루마리를 요시야 왕에게 읽어줌으로써 종교개혁의 불씨를 당겼던 서기관이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이 선포되었을 때 요시야왕은 옷을 찢으며 회개한 반면, 그 아들 여호야김은 옷이 아니라 말씀이 기록된 두루마리를 찢었습니다. 이는 이스라엘이 당할 운명이 어떤 것인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장면이 아닐 수 없겠습니다.
신앙인의 영적 능력의 기초는 자기 죄를 스스로 깨닫고 하나님께 돌아오는 능력입니다. 그래서 예수께서도 천국을 선포하시기 전에 먼저 회개를 선포하신 것이고, 예수님의 길을 닦는 자였던 세례요한도 먼저 회개를 선포했던 것 아니겠습니까? 회개가 복음의 기초이기 때문인 것입니다.
잘못에서 돌이키지 못하는 사람에게 미래는 없습니다(30절). 이것이 여호야김에게 선포된 하나님의 메시지이자, 오늘 우리에게 선포되고 있는 메시지입니다. 바울 사도가 날마다 죽는다고 고백한 것처럼, 날마다 하나님께 돌아가는 신앙을 위해 기도합시다.
[예레미야 36장 1-32절]
1 유다의 요시야 왕의 아들 여호야김 제사년에 여호와께로부터 예레미야에게 말씀이 임하니라 이르시되
2 너는 두루마리 책을 가져다가 내가 네게 말하던 날 곧 요시야의 날부터 오늘까지 이스라엘과 유다와 모든 나라에 대하여 내가 네게 일러 준 모든 말을 거기에 기록하라
3 유다 가문이 내가 그들에게 내리려 한 모든 재난을 듣고 각기 악한 길에서 돌이키리니 그리하면 내가 그 악과 죄를 용서하리라 하시니라
4 이에 예레미야가 네리야의 아들 바룩을 부르매 바룩이 예레미야가 불러 주는 대로 여호와께서 그에게 이르신 모든 말씀을 두루마리 책에 기록하니라
5 예레미야가 바룩에게 명령하여 이르되 나는 붙잡혔으므로 여호와의 집에 들어갈 수 없으니
6 너는 들어가서 내가 말한 대로 두루마리에 기록한 여호와의 말씀을 금식일에 여호와의 성전에 있는 백성의 귀에 낭독하고 유다 모든 성읍에서 온 자들의 귀에도 낭독하라
7 그들이 여호와 앞에 기도를 드리며 각기 악한 길을 떠나리라 여호와께서 이 백성에 대하여 선포하신 노여움과 분이 크니라
8 네리야의 아들 바룩이 선지자 예레미야가 자기에게 명령한 대로 하여 여호와의 성전에서 책에 있는 여호와의 모든 말씀을 낭독하니라
9 유다의 요시야 왕의 아들 여호야김의 제오년 구월에 예루살렘 모든 백성과 유다 성읍들에서 예루살렘에 이른 모든 백성이 여호와 앞에서 금식을 선포한지라
10 바룩이 여호와의 성전 위뜰 곧 여호와의 성전에 있는 새 문 어귀 곁에 있는 사반의 아들 서기관 그마랴의 방에서 그 책에 기록된 예레미야의 말을 모든 백성에게 낭독하니라
11 사반의 손자요 그마랴의 아들인 미가야가 그 책에 기록된 여호와의 말씀을 다 듣고
12 왕궁에 내려가서 서기관의 방에 들어가니 모든 고관 곧 서기관 엘리사마와 스마야의 아들 들라야와 악볼의 아들 엘라단과 사반의 아들 그마랴와 하나냐의 아들 시드기야와 모든 고관이 거기에 앉아 있는지라
13 미가야가 바룩이 백성의 귀에 책을 낭독할 때에 들은 모든 말을 그들에게 전하매
14 이에 모든 고관이 구시의 증손 셀레먀의 손자 느다냐의 아들 여후디를 바룩에게 보내 이르되 너는 백성의 귀에 낭독한 두루마리를 손에 가지고 오라 네리야의 아들 바룩이 두루마리를 손에 가지고 그들에게로 오니
15 그들이 바룩에게 이르되 앉아서 이를 우리 귀에 낭독하라 바룩이 그들의 귀에 낭독하매
16 그들이 그 모든 말씀을 듣고 놀라 서로 보며 바룩에게 이르되 우리가 이 모든 말을 왕에게 아뢰리라
17 그들이 또 바룩에게 물어 이르되 너는 그가 불러 주는 이 모든 말을 어떻게 기록하였느냐 청하노니 우리에게 알리라
18 바룩이 대답하되 그가 그의 입으로 이 모든 말을 내게 불러 주기로 내가 먹으로 책에 기록하였노라
19 이에 고관들이 바룩에게 이르되 너는 가서 예레미야와 함께 숨고 너희가 있는 곳을 사람에게 알리지 말라 하니라
20 그들이 두루마리를 서기관 엘리사마의 방에 두고 뜰에 들어가 왕께 나아가서 이 모든 말을 왕의 귀에 아뢰니
21 왕이 여후디를 보내어 두루마리를 가져오게 하매 여후디가 서기관 엘리사마의 방에서 가져다가 왕과 왕의 곁에 선 모든 고관의 귀에 낭독하니
22 그 때는 아홉째 달이라 왕이 겨울 궁전에 앉았고 그 앞에는 불 피운 화로가 있더라
23 여후디가 서너 쪽을 낭독하면 왕이 면도칼로 그것을 연하여 베어 화로 불에 던져서 두루마리를 모두 태웠더라
24 왕과 그의 신하들이 이 모든 말을 듣고도 두려워하거나 자기들의 옷을 찢지 아니하였고
25 엘라단과 들라야와 그마랴가 왕께 두루마리를 불사르지 말도록 아뢰어도 왕이 듣지 아니하였으며
26 왕이 왕의 아들 여라므엘과 아스리엘의 아들 스라야와 압디엘의 아들 셀레먀에게 명령하여 서기관 바룩과 선지자 예레미야를 잡으라 하였으나 여호와께서 그들을 숨기셨더라
27 왕이 두루마리와 바룩이 예레미야의 입을 통해 기록한 말씀을 불사른 후에 여호와의 말씀이 예레미야에게 임하니라 이르시되
28 너는 다시 다른 두루마리를 가지고 유다의 여호야김 왕이 불사른 첫 두루마리의 모든 말을 기록하고
29 또 유다의 여호야김 왕에 대하여 이와 같이 말하기를 여호와의 말씀에 네가 이 두루마리를 불사르며 말하기를 네가 어찌하여 바벨론의 왕이 반드시 와서 이 땅을 멸하고 사람과 짐승을 이 땅에서 없어지게 하리라 하는 말을 이 두루마리에 기록하였느냐 하도다
30 그러므로 여호와께서 유다의 왕 여호야김에 대하여 이와 같이 말씀하시니라 그에게 다윗의 왕위에 앉을 자가 없게 될 것이요 그의 시체는 버림을 당하여 낮에는 더위, 밤에는 추위를 당하리라
31 또 내가 그와 그의 자손과 신하들을 그들의 죄악으로 말미암아 벌할 것이라 내가 일찍이 그들과 예루살렘 주민과 유다 사람에게 그 모든 재난을 내리리라 선포하였으나 그들이 듣지 아니하였느니라
32 이에 예레미야가 다른 두루마리를 가져다가 네리야의 아들 서기관 바룩에게 주매 그가 유다의 여호야김 왕이 불사른 책의 모든 말을 예레미야가 전하는 대로 기록하고 그 외에도 그 같은 말을 많이 더 하였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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