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천히 걷자
3월 26일 예레미야 35장 1-19절 본문
‘레갑 사람들’이라고 불리는 가문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가문에 요나답(여호나답, 왕상10:15)이라는 걸출한 인물이 있었습니다. 예레미야가 그 가문의 후예들을 예루살렘 성전으로 초대했습니다. 이 때 초대받은 사람들은 우리식 족보로 치자면 시조는 레갑이고 중시조는 요나답인 사람들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 사람들은 매우 독특한 사람들이었는데, 집을 짓지 않았고 농사를 짓지 않았으며, 포도주를 마시지 않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유랑생활을 한 것이 분명한데, 유목민이 아니었을까 하는 추측을 해보게 되기도 합니다. 이들에 대한 정확한 기록이나 정보는 없습니다. 그들이 누구냐 하는 문제보다 중요한 점은 그들의 삶이 예루살렘의 백성들과 철저하게 대비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을 그들의 조상 아브라함을 통해 맺은 약속대로 가나안의 백성이 되게 하셨습니다. 여호수아를 통해 그 땅에 정착하게 하셨고, 사사들을 통해 인도하시다가, 다윗을 통해 부강하게 하기도 하셨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이처럼 자기 백성과 맺은 약속에 신실하셨으나, 젖과 꿀이 흐르는 땅에서 배부르고 등따습게 된 이스라엘은 하나님을 배신했습니다. 그 뿐 아니라, 예루살렘의 왕과 백성들은 하나님 앞에서 한 맹세를 함부로 어김으로써 자신들의 신을 멸시하는 경거망동까지 하였습니다.
(34장에 노예법에 대한 맹세와 서약 파기의 역사는 35장보다 후대에 일어난 일이지만, 이스라엘이 저지른 잘못의 대표적인 예로 제시되기 위하여 35장보다 앞에 놓이게 된 것 같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예레미야가 레갑 사람들을 예루살렘으로 초대해서 포도주를 대접한 것은, 그들을 시험해보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들의 신실함, 성실함을 예루살렘 사람들에게 보여줌으로써 신앙의 본으로 삼게 하기 위함이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물이 귀한 곳에서 오래 저장이 가능한 포도주를 먹지 않는 일이나, 땅을 소유하고 정착하지 않으면 황무지에 사는 수밖에 없는데도 농사짓고 정착하는 삶을 포기하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하지만 레갑 사람들은 그것이 자기 조상 요나답을 통해 하나님과 맺은 약속이기 때문에 대를 이어 그 약속을 지켜왔습니다.
말을 함부로 내뱉고 뒤집기를 반복하는 사람들, 자신이 내뱉은 말을 지킬 줄도 모르면서 ‘손에 장을 지지겠다’는 식으로 아무렇게나 맹세하는 사람들은 레갑 사람들을 보고 배워야 합니다.
신앙인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신실함입니다. 신실함은 다른 말로 ‘믿음직함’입니다. 말을 함부로 하고, 약속을 지키지 않는 사람을 믿음직한 사람이라고 할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더군다나 하나님 앞에서 맹세한 것을 어기는 사람이라면 어떠하겠습니까?
하나님께서 불성실한 이스라엘에게는 심판을 내리시고 신실한 레갑 사람들은 축복하셨습니다. 레갑 사람들이 그 몇 가지 훌륭한 점들로 인해 완벽한 신앙인들이었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들이 완벽해서 축복받은 것이 아니라 신실했기 때문에 축복받았다는 것을 기억하자는 말씀이 되겠습니다.
모자란 사람은 채워주시지만 포기한 사람은 버림받습니다. 하나님을 사모하는 신앙을 잃지 않도록 쉬지 말고 기도합시다.
<참고>
역대상 2장 55절을 근거로 레갑 자손을 겐 족속과 동일시하는 경우가 있는데, 해당 구절을 자세히 보시면 레갑 자손과 겐 족속은 조상이 같은 서로 다른 가문입니다.
"야베스에 살던 서기관 종족 곧 디랏 종족과 시므앗 종족과 수갓 종족이니 이는 다 레갑 가문의 조상 함맛에게서 나온 겐 종족이더라"
그러므로 레갑 자손은 모세의 장인 이드로(겐 족속)와 같은 혈통이기는 하지만, 레갑이 겐 족속에 속하는 것도 아니고 레갑 자손이 이드로의 후예인 것도 아닙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 사람들이 요나답을 중시조 정도로 모시고 있는 사람들이며, 요나답의 유언을 철저하게 지키며 살았던 사람이라는 사실에 집중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예레미야 35장 1-19절]
1 유다의 요시야 왕의 아들 여호야김 때에 여호와께로부터 말씀이 예레미야에게 임하여 이르시되
2 너는 레갑 사람들의 집에 가서 그들에게 말하고 그들을 여호와의 집 한 방으로 데려다가 포도주를 마시게 하라 하시니라
3 이에 내가 하바시냐의 손자요 예레미야의 아들인 야아사냐와 그의 형제와 그의 모든 아들과 모든 레갑 사람들을 데리고
4 여호와의 집에 이르러 익다랴의 아들 하나님의 사람 하난의 아들들의 방에 들였는데 그 방은 고관들의 방 곁이요 문을 지키는 살룸의 아들 마아세야의 방 위더라
5 내가 레갑 사람들의 후손들 앞에 포도주가 가득한 종지와 술잔을 놓고 마시라 권하매
6 그들이 이르되 우리는 포도주를 마시지 아니하겠노라 레갑의 아들 우리 선조 요나답이 우리에게 명령하여 이르기를 너희와 너희 자손은 영원히 포도주를 마시지 말며
7 너희가 집도 짓지 말며 파종도 하지 말며 포도원을 소유하지도 말고 너희는 평생 동안 장막에 살아라 그리하면 너희가 머물러 사는 땅에서 너희 생명이 길리라 하였으므로
8 우리가 레갑의 아들 우리 선조 요나답이 우리에게 명령한 모든 말을 순종하여 우리와 우리 아내와 자녀가 평생 동안 포도주를 마시지 아니하며
9 살 집도 짓지 아니하며 포도원이나 밭이나 종자도 가지지 아니하고
10 장막에 살면서 우리 선조 요나답이 우리에게 명령한 대로 다 지켜 행하였노라
11 그러나 바벨론의 느부갓네살 왕이 이 땅에 올라왔을 때에 우리가 말하기를 갈대아인의 군대와 수리아인의 군대를 피하여 예루살렘으로 가자 하고 우리가 예루살렘에 살았노라
12 그 때에 여호와의 말씀이 예레미야에게 임하여 이르시되
13 만군의 여호와 이스라엘의 하나님께서 이와 같이 말씀하시니라 너는 가서 유다 사람들과 예루살렘 주민에게 이르기를 너희가 내 말을 들으며 교훈을 받지 아니하겠느냐 여호와의 말씀이니라
14 레갑의 아들 요나답이 그의 자손에게 포도주를 마시지 말라 한 그 명령은 실행되도다 그들은 그 선조의 명령을 순종하여 오늘까지 마시지 아니하거늘 내가 너희에게 말하고 끊임없이 말하여도 너희는 내게 순종하지 아니하도다
15 내가 내 종 모든 선지자를 너희에게 보내고 끊임없이 보내며 이르기를 너희는 이제 각기 악한 길에서 돌이켜 행위를 고치고 다른 신을 따라 그를 섬기지 말라 그리하면 너희는 내가 너희와 너희 선조에게 준 이 땅에 살리라 하여도 너희가 귀를 기울이지 아니하며 내게 순종하지 아니하였느니라
16 레갑의 아들 요나답의 자손은 그의 선조가 그들에게 명령한 그 명령을 지켜 행하나 이 백성은 내게 순종하지 아니하도다
17 그러므로 만군의 여호와 이스라엘의 하나님께서 이와 같이 말씀하시니라 보라 내가 유다와 예루살렘의 모든 주민에게 내가 그들에게 대하여 선포한 모든 재앙을 내리리니 이는 내가 그들에게 말하여도 듣지 아니하며 불러도 대답하지 아니함이니라 하셨다 하라
18 예레미야가 레갑 사람의 가문에게 이르되 만군의 여호와 이스라엘의 하나님께서 이와 같이 말씀하시기를 너희가 너희 선조 요나답의 명령을 순종하여 그의 모든 규율을 지키며 그가 너희에게 명령한 것을 행하였도다
19 그러므로 만군의 여호와 이스라엘의 하나님께서 이와 같이 말씀하시니라 레갑의 아들 요나답에게서 내 앞에 설 사람이 영원히 끊어지지 아니하리라 하시니라
'새벽말씀나눔' 카테고리의 다른 글
3월 28일 예레미야 37장 1-21절 (0) | 2019.03.28 |
---|---|
3월 27일 예레미야 36장 1-32절 (0) | 2019.03.27 |
3월 25일 예레미야 34장 1-22절 (0) | 2019.03.25 |
3월 22일 예레미야 32장 1-15절 (0) | 2019.03.22 |
3월 21일 예레미야 31장 21-40절 (0) | 2019.03.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