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4일 잠언 22장 17-29절

[잠언 22장 17-29절]

<현자들의 잠언 모음집>

17 너는 귀를 기울여 지혜 있는 자의 말씀을 들으며 내 지식에 마음을 둘지어다

18 이것을 네 속에 보존하며 네 입술 위에 함께 있게 함이 아름다우니라

19 내가 네게 여호와를 의뢰하게 하려 하여 이것을 오늘 특별히 네게 알게 하였노니

20 내가 모략과 지식의 아름다운 것을 너를 위해 기록하여

21 네가 진리의 확실한 말씀을 깨닫게 하며 또 너를 보내는 자에게 진리의 말씀으로 회답하게 하려 함이 아니냐

22 약한 자를 그가 약하다고 탈취하지 말며 곤고한 자를 성문에서 압제하지 말라

23 대저 여호와께서 신원하여 주시고 또 그를 노략하는 자의 생명을 빼앗으시리라

24 노를 품는 자와 사귀지 말며 울분한 자와 동행하지 말지니

25 그의 행위를 본받아 네 영혼을 올무에 빠뜨릴까 두려움이니라

26 너는 사람과 더불어 손을 잡지 말며 남의 빚에 보증을 서지 말라

27 만일 갚을 것이 네게 없으면 네 누운 침상도 빼앗길 것이라 네가 어찌 그리하겠느냐

28 네 선조가 세운 옛 지계석을 옮기지 말지니라

29 네가 자기의 일에 능숙한 사람을 보았느냐 이러한 사람은 왕 앞에 설 것이요 천한 자 앞에 서지 아니하리라

 

 

 

잠언 22장 17절부터 24장 34절까지는 내용과 형식의 독특함 때문에 솔로몬의 잠언이 아닌 다른 현자들의 잠언 모음집으로 구분합니다.

 

17절부터 21절까지는 이 모음집의 서론에 해당합니다. 여기에는 이 모음집을 기록하는 이유가 담겨있는데, 첫째는 이 가르침들을 익혀 입술에 고정하기 위함이고(17-18), 둘째는 여호와 하나님을 의뢰하게 하기 위함이고(19), 셋째는 이 지혜에 관해 묻는 자들에게 대답하게 하기 위함(20-21)입니다.

 

이 잠언 모음집은 이집트 현자인 아멘엠오페(Amen-em-ope)의 지혜서와 유사합니다. 성경이 이스라엘이 아닌 다른 나라의 것을 모방했다는 사실 때문에 심한 논란의 대상이 된 구절인데, 해 아래 새것이 없고, 사람이 가진 모든 지혜는 하나님께로부터 난 것이라는 사실을 인정한다면 굳이 이런 논란에 휘말릴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성경은 성령께서 불러주신 대로 받아쓴 책도 아니고, 한 글자도 틀린 데가 없는 무오류의 책도 아닙니다.

 

이 모음집에 등장하는 교훈들은 해설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이외의 잠언 교훈들과 달리 2절 이상이 짝을 이루어 하나의 교훈을 전달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22-23절]은 이 모음집의 맨 처음 구절인데, 약자를 괴롭히지 말라는 하나님의 뜻을 전하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약한 자들의 신원을 들으시는 분이시므로, 그분께서 그 억울함을 갚으실 때 약자의 것을 빼앗은 자들은 생명을 잃게 될 것이라고 경고합니다.

 

[24-25절]은 성미가 급하고 화를 잘 내는 사람에 대한 경계의 말씀입니다. 감정은 전도되는 성격을 지니고 있습니다. 마구잡이로 화를 내는 사람과 같이 있다 보면 어느새 나도 함부로 화를 내는 사람이 되어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친구를 가려서 사귀라는 뜻으로도 읽을 수 있겠습니다.

 

지계석에 관해 기록하고 있는 28절 말씀은 뒤에 나오는 23장 10절과 내용상 일치합니다. 선조들이 세운 지계석이란 다름 아닌 조상 대대로 물려받은 한 가족의 살림 밑천입니다. 어떤 사람이 빚 때문에 땅을 팔고 종이 되었더라도, 그 사람이 후에 다시 자기 가족을 회복할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땅의 경계를 함부로 지워버리지 말라는 뜻입니다.

 

이러한 말씀은 이스라엘의 독특한 사회안전제도인 “희년법”을 생각나게 합니다. 희년법에 대해서는 레위기 25장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희년은 안식년(7년주기)을 일곱 번 지난 후에 찾아오는 50년째 해입니다. 이 해에는 빚 때문에 종살이를 하던 모든 이스라엘 사람들이 자기 집과 조상 대대로 물려받은 땅으로 돌아가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