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천히 걷자
11월 16일 역대하 3장 1-7절 본문
[역대하 3장 1-7절]
1 솔로몬이 예루살렘 모리아 산에 여호와의 전 건축하기를 시작하니 그 곳은 전에 여호와께서 그의 아버지 다윗에게 나타나신 곳이요 여부스 사람 오르난의 타작 마당에 다윗이 정한 곳이라
2 솔로몬이 왕위에 오른 지 넷째 해 둘째 달 둘째 날 건축을 시작하였더라
3 솔로몬이 하나님의 전을 위하여 놓은 지대는 이러하니 옛날에 쓰던 자로 길이가 육십 규빗이요 너비가 이십 규빗이며
4 그 성전 앞에 있는 낭실의 길이가 성전의 너비와 같이 이십 규빗이요 높이가 백이십 규빗이니 안에는 순금으로 입혔으며
5 그 대전 천장은 잣나무로 만들고 또 순금으로 입히고 그 위에 종려나무와 사슬 형상을 새겼고
6 또 보석으로 성전을 꾸며 화려하게 하였으니 그 금은 바르와임 금이며
7 또 금으로 성전과 그 들보와 문지방과 벽과 문짝에 입히고 벽에 그룹들을 아로새겼더라
성전을 왜 예루살렘에 세웠나요? 더 좋은 자리가 없었기 때문일까요?
오늘 본문말씀이 전해주는 의미는 분명합니다. 그곳이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을 만나주셨던 곳이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풍수 같은 것에 의지하여 자연조건을 따지다보니 예루살렘이 선택된 것도 아니고, 주변 나라들과의 관계를 생각해서 지정학적인 위치를 고려하다보니 그렇게 된 것도 아니라는 것입니다. 성전이 다른 곳이 아닌 예루살렘에 세워진 단 하나의 중요한 의미는 하나님의 임재였던 것입니다.
우선, 모리아산은 아브라함이 이삭을 제물로 바치기 위해 올라간 산입니다. 모리아산은 창세기와 역대기에 딱 한번씩만 등장하는 전설같은 산입니다. 이 산이 성전을 건축하는 산의 이름이 된 것은 그곳에서 아브라함은 하나님의 또 다른 진면목을 뵙게 되기 때문입니다. 사라가 이삭을 잉태했을 때 기적을 일으키시는 은혜의 체험을 했다면, 이삭을 모리아산으로 데려갔을 때는 앞길을 예비하시는 “여호와이레”의 은혜를 체험하게 된 것입니다. 그러므로 예루살렘의 의미는, 하나님께서 자기 백성을 위해 미리 모든 것을 예비하시는 땅이라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니게 됩니다.
그리고 여부스 사람 오르난의 타작 마당은 다윗이 하나님께 용서받은 자리였습니다. 인구조사를 함부로 행했다가 하나님의 징벌이 임했을 때, 다윗은 오르난의 타작마당에서 하나님의 사자를 만나게 되고, 하나님의 용서를 받게 됩니다. 그러므로 예루살렘은 또한 하나님의 용서하시는 은혜가 임하시는 자리라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니게 됩니다.
물론, 예루살렘이 지닌 다른 자연적이거나 정치적인 의미들도 중요하긴 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성경은 그런 것들은 부차적으로 치부하고 아예 기록하지도 않습니다. 뭔가 부족한 것이 있다면 채워주실 분이 하나님이시기 때문입니다. 성전 건축을 위해 가장 중요한 조건은 하나님과의 관계, 하나님과의 만남, 하나님께서 베푸시는 은혜의 임재라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신흥교회가 새 성전을 위해 기도할 때 가장 먼저 이것을 구하게 되기를 원합니다. 자꾸 인간의 지혜와 생각으로 이것저것 고민하기보다, 어떻게 성전을 건축하는 것이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게 되는 것일지를 다른 어떤 것보다 중요하게 여기며 기도하게 되기를 원합니다. 나머지는 하나님께서 채워주실 줄로 믿습니다.
오늘 본문말씀의 나머지 부분은 솔로몬이 성전에 정성을 드리는 내용으로 되어 있으며, 뒤에도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솔로몬은 왕궁과 성전을 짓는 일에 조금 과한 열심을 낸 측면이 있습니다. 우리가 그런 것까지 본받을 필요는 없습니다. 우리가 솔로몬에게서 배울 것은, 그가 하나님의 이름을 둘 곳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는 점, 지성으로 성전을 건축했다는 점입니다.
이것이 가장 기본이 아닐까 합니다. 조금 더할 수도 있고, 조금 덜 할 수도 있지만 성전을 새로 짓는 이유 자체가 상실되어서는 안 되겠습니다. 하나님의 이름을 둘 성전은 하나님과 만나기에 가장 좋은 곳,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며 그분의 은혜를 입는 거룩한 장소가 되도록 건축하는 것이 우리가 성전을 건축하는 가장 큰 이유가 되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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