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천히 걷자
7월 3일 다니엘 2장 25-30절 본문
[아침묵상 – 다니엘 2장 25-30절]
느부갓네살은 그의 아버지 나보폴라사르의 뒤를 이어 바벨론을 고대 근동의 지배자로 세운 힘 있는 왕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강력한 왕도 왕위에 오른 지 얼마 되지 않은 초보 왕일 때는 심적인 압박감이 적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런 상황에서 느부갓네살이 꿈을 하나 꾸게 되는데, 그 꿈을 간단하게 줄이자면, 휘황찬란한 큰 신상이 산에서 날아온 돌에 산산조각이 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아마 느부갓네살이 똑같은 꿈을 나중에 제국을 굳건하게 한 후에 꾸었다면 신하들을 달달 볶지 않았을지도 모르겠지만, 왕이 된 지 2년밖에 안 된 이 젊은 왕은 자신이 꾼 꿈이 매우 불길하게 느껴졌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제국 내의 난다긴다하는 지혜자들(혹은 박사들, חַכִּים)로부터 충분한 위로를 얻지 못하자 느부갓네살은 마침내 폭발해버렸고, 지혜자들을 모두 죽이라고 명령합니다. 포로로 잡혀 온 타국의 학자들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이 위기 상황에서 다니엘에게 놀라운 용기를 갖게 한 것은 하나님께서 지혜를 주실 것이라는 믿음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이래 죽으나 저래죽으나’ 하는 심정이었을지도 모르겠지만, 어쨌든 집에 돌아온 다니엘은 친구들과 함께 하나님을 의지하여 기도했던 것입니다.
그리고 그 기도에 대한 응답은 ‘역사의 주관자는 하나님이시다’는 결론이었습니다. 바벨론 왕이 꾼 꿈은, 한 개인이나 왕국의 운명에 관한 꿈이 아니라, 역사 전체에 관한 메시지였다는 것입니다.
금, 은, 청동, 철, 철과 흙의 혼합물로 만들어진 신상은 이 세계를 지배하는 왕국들을 상징하고, 산에서 날아온 돌은 하나님 자신이거나 하나님께서 보내신 메시야를 상징하고, 그 돌로 인해 생겨난 돌무더기는 하나님께서 세우시는 영원한 왕국을 상징한다는 것입니다(36-45절).
그러니 바벨론 왕은 더 이상 그 꿈 때문에 불안해할 이유가 없게 되었습니다. 이 일은 거대한 왕국이 수없이 일어나고 멸망한 이후에 일어날 “장래 일”(29절)이기 때문입니다. 불안이 해소되자 바벨론 왕은 얼마나 고마웠던지 다니엘에게 절까지 합니다(46절).
여기에서 다니엘이 해몽의 대가로 얻게 된 지위와 영광은 덤입니다. 물론, 세상에는 덤을 더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출세나 성공보다 신앙의 문제에 관심을 쏟는 사람들은 이 사건에서 메시아로 오신 예수님을 보기도 하고 역사를 주관하시는 하나님에 대해 듣게 되기도 합니다.
현재 우리는 다니엘과 바벨론 제국 이후로 이어진 수많은 제국의 흥망성쇠에 대해 배웠고, 느부갓네살의 꿈에 등장한 신상의 발처럼 여러 문명과 민족이 서로 뒤섞여서 불안정한 조합을 이루는 모양을 목격하기도 했습니다.
이 모든 인간의 역사가 ‘타작마당의 겨’(35절)와 같이 된다는 것을 역사의 허무함과 연결하는 것은 각 사람의 자유입니다만, 다니엘이 느부갓네살의 꿈을 빙자하여 받고 전한 메시지는 허무가 아니라 희망이었습니다. 금으로 만든 머리 같은 바벨론도, 그 뒤를 이어 등장할 은, 청동, 철과 같은 제국들도 결국에는 하나님의 통치 아래 있으므로, 그분을 믿고 의지하는 자에게는 소망이 끊어지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역사가 내 마음에 쏙 드는 방향으로 흘러가지 않더라도 성급하게 낙심하거나 회의주의에 빠져들지 마십시오. 하나님께서 여전히 살아계셔서 그분을 믿는 자들에게 무너지지 않는 소망의 문이 되어주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바로 이 말이 다니엘이 전한 메시지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다니엘 2장 25-30절]
25 이에 아리옥이 다니엘을 데리고 급히 왕 앞에 들어가서 아뢰되 내가 사로잡혀 온 유다 자손 중에서 한 사람을 찾아내었나이다 그가 그 해석을 왕께 알려 드리리이다 하니라
26 왕이 대답하여 벨드사살이라 이름한 다니엘에게 이르되 내가 꾼 꿈과 그 해석을 네가 능히 내게 알게 하겠느냐 하니
27 다니엘이 왕 앞에 대답하여 이르되 왕이 물으신 바 은밀한 것은 지혜자나 술객이나 박수나 점쟁이가 능히 왕께 보일 수 없으되
28 오직 은밀한 것을 나타내실 이는 하늘에 계신 하나님이시라 그가 느부갓네살 왕에게 후일에 될 일을 알게 하셨나이다 왕의 꿈 곧 왕이 침상에서 머리 속으로 받은 환상은 이러하니이다
29 왕이여 왕이 침상에서 장래 일을 생각하실 때에 은밀한 것을 나타내시는 이가 장래 일을 왕에게 알게 하셨사오며
30 내게 이 은밀한 것을 나타내심은 내 지혜가 모든 사람보다 낫기 때문이 아니라 오직 그 해석을 왕에게 알려서 왕이 마음으로 생각하던 것을 왕에게 알려 주려 하심이니이다
'새벽말씀나눔' 카테고리의 다른 글
7월 5일 다니엘 4장 19-27절 (0) | 2019.07.05 |
---|---|
7월 4일 다니엘 3장 16-18절 (0) | 2019.07.04 |
7월 2일 다니엘 1장 1-21절 (0) | 2019.07.02 |
7월 1일 에스겔 47장 13-23절 (0) | 2019.07.01 |
6월 28일 에스겔 46장 1-24절 (0) | 2019.06.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