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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28일 에스겔 46장 1-24절 본문
[아침묵상 – 에스겔 46장 1-24절]
모세오경은 왕이 존재하지 않던 시절이 배경이라서 제사 때 왕의 역할이 무엇인지 말하지 않습니다. 그에 비해 에스겔은 왕이 제사에 깊이 관여하고 있는 상황을 묘사하고 있습니다.
왕은 제사에 드려질 제물을 수납하는 역할(45:16)과 그것을 분류하여 제사 때 사용하도록 준비하는 역할(45:17)을 할 뿐 아니라, 안뜰 문간에 서서 제사를 참관하기도 합니다(2절).
이런 내용은 이스라엘이 정치적 공동체가 아닌 신앙적 공동체임을 표방하고, 신정공동체를 향한 비전을 제시하는 부분으로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에스겔의 시대로부터 약 2,500년 남짓한 세월이 흐른 지금에 와서, 상식적으로 우리가 아는 국가와 종교의 긍정적인 관계는 서로 관여하지 않는 관계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에스겔이 보여주는 신정공동체의 비전과 우리가 아는 정교분리의 상식을 서로 비교하며 깊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기독교인들은 이 문제에 대해 묘한 이율배반적 태도를 보이곤 합니다. 어느 도시를 성시화하자고 주장해도 ‘아멘’이라고 화답하고, 신앙인은 정치에 관여하지 말아야 한다고 해도 ‘아멘’이라고 화답합니다.
아마 ‘성시화’라는 말을 도시 전체를 전도한다는 신앙적 의미로만 이해해서 그럴 테지만, 제도와 정치가들의 도움 없이 도시 전체를 전도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얘기입니다. 그리고 그런 전도는 전도가 아니라 강제 개종이 될 공산이 큽니다.
고대 세계에서는 어느 나라든 정치와 종교는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었습니다. 교회의 역사에서 정교분리가 중요한 논제가 된 것은 로마제국을 좌지우지하게 된 가톨릭 교회의 횡포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교회가 정치를 장악하면 하나님의 나라가 임하는 것이 아니라, 강력한 반발이 일어나게 된다는 사실을 정확하게 인식할 필요가 있습니다. 교회는 신앙은 알아도 정치는 모르기 때문입니다. 역으로 정치가 교회를 지배해도 같은 현상이 일어납니다. 교회의 저항이 불가피한 것입니다. 정치가들은 정치는 알아도 신앙은 모르기 때문입니다. (영화 ‘황산벌’을 기억하시는 분은 전쟁과 정치에 대한 김유신(정진영배우)의 대사를 떠올려보세요.)
정교분리는 정치와 종교의 완전한 분리가 아니라, 어느 한쪽이 다른 쪽을 완전히 장악하지 않아야 한다는 의미로 이해하는 것이 좋습니다.
본문 2절을 보시면, 왕은 세상에서 권력을 쥔 자이지만 제사가 드려질 때는 참관자로서 문 곁에 조용히 서 있다가 퇴장합니다. 제사가 준비되는 과정에 긴밀하게 관여하지만, 가장 핵심적인 부분에서는 관여할 수 없는 것입니다.
신정공동체에 대한 비전은 종교인이 정치를 좌지우지하는 비전이 아니라, 정치가 자신이 겸손하게 하나님의 뜻을 받드는 공동체에 대한 비전입니다. 그리고 그 ‘하나님의 뜻’이란, 카리스마적인 인물들에게 그때그때 다르게 원칙 없이 내리는 계시가 아니라, 정의와 평등에 기초한 ‘하나님의 법’에 나타난 뜻입니다.
그러므로 어느 자리에 어떤 직함을 가지고 서 있든 하나님을 섬기는 자가 됩시다. 하나님의 뜻을 겸손하게 받드는 신앙인이 되기 위하여 기도합시다.
[에스겔 46장 1-24절]
1 주 여호와께서 이같이 말씀하셨느니라 안뜰 동쪽을 향한 문은 일하는 엿새 동안에는 닫되 안식일에는 열며 초하루에도 열고
2 군주는 바깥 문 현관을 통하여 들어와서 문 벽 곁에 서고 제사장은 그를 위하여 번제와 감사제를 드릴 것이요 군주는 문 통로에서 예배한 후에 밖으로 나가고 그 문은 저녁까지 닫지 말 것이며
3 이 땅 백성도 안식일과 초하루에 이 문 입구에서 나 여호와 앞에 예배할 것이며
4 안식일에 군주가 여호와께 드릴 번제는 흠 없는 어린 양 여섯 마리와 흠 없는 숫양 한 마리라
5 그 소제는 숫양 하나에는 밀가루 한 에바요 모든 어린 양에는 그 힘대로 할 것이며 밀가루 한 에바에는 기름 한 힌 씩이니라
6 초하루에는 흠 없는 수송아지 한 마리와 어린 양 여섯 마리와 숫양 한 마리를 드리되 모두 흠 없는 것으로 할 것이며
7 또 소제를 준비하되 수송아지에는 밀가루 한 에바요 숫양에도 밀가루 한 에바며 모든 어린 양에는 그 힘대로 할 것이요 밀가루 한 에바에는 기름 한 힌씩이며
8 군주가 올 때에는 이 문 현관을 통하여 들어오고 나갈 때에도 그리할지니라
9 그러나 모든 정한 절기에 이 땅 백성이 나 여호와 앞에 나아올 때에는 북문으로 들어와서 경배하는 자는 남문으로 나가고 남문으로 들어오는 자는 북문으로 나갈지라 들어온 문으로 도로 나가지 말고 그 몸이 앞으로 향한 대로 나갈지며
10 군주가 무리 가운데에 있어서 그들이 들어올 때에 들어오고 그들이 나갈 때에 나갈지니라
11 명절과 성회 때에 그 소제는 수송아지 한 마리에 밀가루 한 에바요 숫양 한 마리에도 한 에바요 모든 어린 양에는 그 힘대로 할 것이며 밀가루 한 에바에는 기름 한 힌씩이며
12 만일 군주가 자원하여 번제를 준비하거나 혹은 자원하여 감사제를 준비하여 나 여호와께 드릴 때에는 그를 위하여 동쪽을 향한 문을 열고 그가 번제와 감사제를 안식일에 드림 같이 드리고 밖으로 나갈지며 나간 후에 문을 닫을지니라
13 아침마다 일년 되고 흠 없는 어린 양 한 마리를 번제를 갖추어 나 여호와께 드리고
14 또 아침마다 그것과 함께 드릴 소제를 갖추되 곧 밀가루 육분의 일 에바와 기름 삼분의 일 힌을 섞을 것이니 이는 영원한 규례로 삼아 항상 나 여호와께 드릴 소제라
15 이같이 아침마다 그 어린 양과 밀가루와 기름을 준비하여 항상 드리는 번제물로 삼을지니라
16 주 여호와께서 이같이 말씀하셨느니라 군주가 만일 한 아들에게 선물을 준즉 그의 기업이 되어 그 자손에게 속하나니 이는 그 기업을 이어 받음이어니와
17 군주가 만일 그 기업을 한 종에게 선물로 준즉 그 종에게 속하여 희년까지 이르고 그 후에는 군주에게로 돌아갈 것이니 군주의 기업은 그 아들이 이어 받을 것임이라
18 군주는 백성의 기업을 빼앗아 그 산업에서 쫓아내지 못할지니 군주가 자기 아들에게 기업으로 줄 것은 자기 산업으로만 할 것임이라 백성이 각각 그 산업을 떠나 흩어지지 않게 할 것이니라
19 그 후에 그가 나를 데리고 문 곁 통행구를 통하여 북쪽을 향한 제사장의 거룩한 방에 들어가시니 그 방 뒤 서쪽에 한 처소가 있더라
20 그가 내게 이르시되 이는 제사장이 속건제와 속죄제 희생제물을 삶으며 소제 제물을 구울 처소니 그들이 이 성물을 가지고 바깥뜰에 나가면 백성을 거룩하게 할까 함이니라 하시고
21 나를 데리고 바깥뜰로 나가서 나를 뜰 네 구석을 지나가게 하시는데 본즉 그 뜰 매 구석에 또 뜰이 있는데
22 뜰의 네 구석 안에는 집이 있으니 길이는 마흔 척이요 너비는 서른 척이라 구석의 네 뜰이 같은 크기며
23 그 작은 네 뜰 사방으로 돌아가며 부엌이 있고 그 사방 부엌에 삶는 기구가 설비되었는데
24 그가 내게 이르시되 이는 삶는 부엌이니 성전에서 수종드는 자가 백성의 제물을 여기서 삶을 것이니라 하시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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