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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말씀나눔

6월 11일 에스겔 29장 1-16절

Easywalking 2019. 6. 11. 07:05

[아침묵상 - 에스겔 29장 1-16절]

  구관이 명관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 말은 불편한 정의보다 익숙한 불의를 더 선호하는, 사람들의 보수적인 심리를 잘 대변하는 말인 것 같습니다.

 

  만일 새로운 지배자가 과거의 지배자보다 더 악랄하다면 사람들은 과거의 지배자를 이상화하기까지 하는데, 그것이 또한 구관이 명관이라는 말에 담긴 과거 회귀적인 심리이기도 합니다.

 

  이런 의미에서 애굽(이집트)에 대한 심판의 메시지는 이스라엘 주변의 다른 나라들에 대한 심판 선언보다 훨씬 더 중요한 의미가 있습니다. 이스라엘 사람들이 애굽을 마지막 희망으로 여겼기 때문입니다.

 

  애굽은 구관이고 앗시리아나 바벨론은 새로운 지배자들이었는데, 그 새로운 지배자들은 구관에 비해 더 잔인하고 탐욕스러웠습니다. 그래서 이스라엘과 그 주변의 나라들은 북쪽의 오랭캐들을 무찌르기 위해 힘을 합칠 때 애굽이 도와줄 것이라는 기대를 품곤 했습니다.

 

  하지만 일본이 침략전쟁을 시작했을 때 중국을 희망으로 여기던 사대주의자들의 기대가 청일전쟁을 통해 허무하게 무너져버렸던 것처럼, 애굽을 희망으로 여기던 이스라엘 친애굽파들의 기대도 보답을 받지 못합니다. 애굽은 이미 갈대지팡이(6절)나 다름없었기 때문입니다.

 

  선지자들은 이 역사가 하나님의 섭리라고 선포합니다. 이스라엘이 자신들의 진정한 주권자인 하나님을 의지하는 마음보다 애굽을 의지하는 마음을 더 크게 품었고, 스스로 자기 민족 내부의 적폐들을 끊어버림으로써 거룩한 백성으로 거듭나려는 목표보다 남의 힘을 빌어서 손쉽게 구원을 얻으려는 마음을 강하게 품었기 때문에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을 심판하셨다고 선포한 것입니다.

 

  아홉째 해 아홉째 달 열째 날(24장)에 바벨론이 시작한 예루살렘에 대한 포위 공격이 여전히 진행 중인 상황에서 여전히 애굽을 의지하는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에스겔 선지자는 29장부터 32장에 이르는 긴 심판의 메시지를 통해 그 기대가 허무하게 무너지리라는 것을 예언합니다.

 

  그러므로 애굽의 몰락에 대한 예언은 단지 구관의 몰락만을 표현한 것이 아니라, 구관을 향한 덧없는 향수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매우 현실적인 가르침이기도 합니다.

 

  그 덧없는 향수 속에 등장하는 과거의 망령은 사람들의 머릿속에 이상화되어 있는 것처럼 이스라엘의 보호자나 수호신이 아니라, 스스로를 신격화하던 교만한 문명이었을 뿐이기 때문입니다(3절). 그들 역시 앗시리아나 바벨론처럼 약한 나라들로부터 받은 조공으로 자신들의 부를 유지하던 제국이 아니었습니까?

 

  일제 강점기가 답답한 조선을 현대화시킨 좋은 시절이었거나, 독재자라도 경제를 발전시키는 대통령이 그립다거나 하는 식의 사고방식은 덧없이 구관을 그리워하는 심판 받을 사고방식입니다. 하나님이 아니라 사람을 의지하는 사고방식입니다. 우리는 애굽에 대한 심판이 이런 사고방식에 대한 심판이라는 것을 분명하게 깨달아야 합니다.

 

  진정으로 하나님을 의지하는 백성은 자기 안에서 역사하는 성령의 인도하심으로 새롭게 되는 백성입니다. 그것은 한 개인의 인생에서 나타나는 인격적인 변화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을 믿고 따르는 백성들의 사회적인 역사에서도 나타나야 합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우리 개인의 신앙뿐 아니라, 이 땅에 세워질 하나님의 나라와 그 의를 위해서도 항상 기도합시다.

 

 

[에스겔 29장 1-16절]

1 열째 해 열째 달 열두째 날에 여호와의 말씀이 내게 임하여 이르시되

2 인자야 너는 애굽의 바로 왕과 온 애굽으로 얼굴을 향하고 예언하라

3 너는 말하여 이르기를 주 여호와께서 이같이 말씀하시되 애굽의 바로 왕이여 내가 너를 대적하노라 너는 자기의 강들 가운데에 누운 큰 악어라 스스로 이르기를 나의 이 강은 내 것이라 내가 나를 위하여 만들었다 하는도다

4 내가 갈고리로 네 아가미를 꿰고 너의 강의 고기가 네 비늘에 붙게 하고 네 비늘에 붙은 강의 모든 고기와 함께 너를 너의 강들 가운데에서 끌어내고

5 너와 너의 강의 모든 고기를 들에 던지리니 네가 지면에 떨어지고 다시는 거두거나 모으지 못할 것은 내가 너를 들짐승과 공중의 새의 먹이로 주었음이라

6 애굽의 모든 주민이 내가 여호와인 줄을 알리라 애굽은 본래 이스라엘 족속에게 갈대 지팡이라

7 그들이 너를 손으로 잡은즉 네가 부러져서 그들의 모든 어깨를 찢었고 그들이 너를 의지한즉 네가 부러져서 그들의 모든 허리가 흔들리게 하였느니라

8 그러므로 주 여호와께서 이같이 말씀하셨느니라 내가 칼이 네게 임하게 하여 네게서 사람과 짐승을 끊은즉

9 애굽 땅이 사막과 황무지가 되리니 내가 여호와인 줄을 그들이 알리라 네가 스스로 이르기를 이 강은 내 것이라 내가 만들었다 하도다

10 그러므로 내가 너와 네 강들을 쳐서 애굽 땅 믹돌에서부터 수에네 곧 구스 지경까지 황폐한 황무지 곧 사막이 되게 하리니

11 그 가운데로 사람의 발도 지나가지 아니하며 짐승의 발도 지나가지 아니하고 거주하는 사람이 없이 사십 년이 지날지라

12 내가 애굽 땅을 황폐한 나라들 같이 황폐하게 하며 애굽 성읍도 사막이 된 나라들의 성읍 같이 사십 년 동안 황폐하게 하고 애굽 사람들은 각국 가운데로 흩으며 여러 민족 가운데로 헤치리라

13 주 여호와께서 이같이 말씀하셨느니라 사십 년 끝에 내가 만민 중에 흩은 애굽 사람을 다시 모아 내되

14 애굽의 사로잡힌 자들을 돌이켜 바드로스 땅 곧 그 고국 땅으로 돌아가게 할 것이라 그들이 거기에서 미약한 나라가 되되

15 나라 가운데에 지극히 미약한 나라가 되어 다시는 나라들 위에 스스로 높이지 못하리니 내가 그들을 감하여 다시는 나라들을 다스리지 못하게 할 것임이라

16 그들이 다시는 이스라엘 족속의 의지가 되지 못할 것이요 이스라엘 족속은 돌이켜 그들을 바라보지 아니하므로 그 죄악이 기억되지 아니하리니 내가 여호와인 줄을 그들이 알리라 하셨다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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