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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말씀나눔

6월 6일 에스겔 24장 15-27절

Easywalking 2019. 6. 6. 07:39

[아침묵상 – 에스겔 24장 15-27절]

  우리 속담에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안다’는 말이 있습니다. 사람이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 느끼는 상실감의 무게를 깨닫게 해주는 훌륭한 속담이 아닐 수 없습니다.

 

  평생 서로 의지하며 해로하던 부부 중에는 한쪽이 먼저 떠나면 그 상실감을 견디지 못해서 얼마 후에 먼저 간 사람을 따라가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이런 경우도 상실감의 무게를 보여주는 예가 될 수 있겠습니다.

 

  에스겔이 아내를 잃게 됩니다. 이역만리 남의 땅에서, 그것도 포로의 몸이 되어 겪는 크나큰 아픔입니다. 이런 큰일을 겪은 후에 충분히 슬퍼하지 못하면 우울증 같은 병이 나게 된다고 합니다. 사람이 죽은 후에 시체에서 냄새가 나더라도 바로 땅에 묻어버리지 않고 일정한 시간 동안 장례를 치르는 이유도 슬퍼할 시간을 주기 위함이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하나님께서 에스겔에게 그런 슬픔의 시간을 금지하셨습니다. 유다 백성들이 앞으로 겪게 될 상황을 미리 보여주기 위함이었습니다. 포로가 되어 잡혀 온 사람들이 자기들을 붙잡아온 나라 한가운데에서 조국의 멸망을 슬퍼하는 곡소리를 함부로 낼 수는 없을 것 아니겠습니까. 역사가 그렇게 흘러갈 것이라고, 예루살렘이 느부갓네살을 물리치는 기적은 없을 것이라고 하나님께서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여기에서 에스겔의 아내는 유다 백성이 잃어버리게 될 예루살렘 성전을 상징합니다. 그토록 소중하게 여기고 자랑스러워했던 것이지만, 그것을 주신 분이 빼앗아 갈 때는 슬퍼할 권리조차 허락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시는 예표가 된 것입니다.

 

  웬만하면 위로를 해주어도 괜찮을 만한 큰 아픔 가운데에서, 하나님의 말씀은 위로보다 깨달음을 먼저 강조합니다. 내게 있던 무엇인가를 잃어버렸다고 생각하며 슬퍼하기 전에, 그 무엇인가를 나에게 허락한 존재가 누구인지를 기억하도록 하신 것입니다(24절).

 

  상실감이란 어떻게 보면 내가 가진 것을 잃어버리거나 빼앗기지 않을 수 있으리라는 막연한 기대감에서 비롯된 것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집착이나 소유욕과 상실감의 크기가 비례하게 됩니다. 하나님을 인정한다는 것은 그런 막연한 기대가 우리를 지배하지 못하게 한다는 의미가 될 것입니다.

 

   간혹, 슬픔에 잠긴 사람들에게 울지 말라며 어설픈 충고를 늘어놓는 사람들이 있기는 합니다. 심지어 자식을 잃은 부모들에게 하나님이 뜻이 있으셔서 그렇게 된 거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깨달음이 감정보다 더 중요하다며 메마른 훈계를 하는 것인데, 하나님께서 에스겔을 통해 말씀하시는 것은 그런 얄팍한 교훈은 아닙니다. 에스겔에게 금지된 눈물은 슬퍼할 권리조차 주장할 수 없는 상황에 부닥치게 될 포로민의 처지를 보여주는 것이지, 사람의 감정 자체에 대한 비하를 나타내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 마음의 훨씬 더 깊은 곳에 결국 슬픔과도 친구가 되게 하는 깨달음이 있기를 소망합니다. 상실감보다 더 위대한 감사가 우리 안에 자리 잡게 되기를 기도합니다.

 

 

[에스겔 24장 15-27절]

15 여호와의 말씀이 또 내게 임하여 이르시되

16 인자야 내가 네 눈에 기뻐하는 것을 한 번 쳐서 빼앗으리니 너는 슬퍼하거나 울거나 눈물을 흘리거나 하지 말며

17 죽은 자들을 위하여 슬퍼하지 말고 조용히 탄식하며 수건으로 머리를 동이고 발에 신을 신고 입술을 가리지 말고 사람이 초상집에서 먹는 음식물을 먹지 말라 하신지라

18 내가 아침에 백성에게 말하였더니 저녁에 내 아내가 죽었으므로 아침에 내가 받은 명령대로 행하매

19 백성이 내게 이르되 네가 행하는 이 일이 우리와 무슨 상관이 있는지 너는 우리에게 말하지 아니하겠느냐 하므로

20 내가 그들에게 대답하기를 여호와의 말씀이 내게 임하여 이르시되

21 너는 이스라엘 족속에게 이르기를 주 여호와의 말씀에 내 성소는 너희 세력의 영광이요 너희 눈의 기쁨이요 너희 마음에 아낌이 되거니와 내가 더럽힐 것이며 너희의 버려 둔 자녀를 칼에 엎드러지게 할지라

22 너희가 에스겔이 행한 바와 같이 행하여 입술을 가리지 아니하며 사람의 음식물을 먹지 아니하며

23 수건으로 머리를 동인 채, 발에 신을 신은 채로 두고 슬퍼하지도 아니하며 울지도 아니하되 죄악 중에 패망하여 피차 바라보고 탄식하리라

24 이같이 에스겔이 너희에게 표징이 되리니 그가 행한 대로 너희가 다 행할지라 이 일이 이루어지면 내가 주 여호와인 줄을 너희가 알리라 하라 하셨느니라

25 인자야 내가 그 힘과 그 즐거워하는 영광과 그 눈이 기뻐하는 것과 그 마음이 간절하게 생각하는 자녀를 데려가는 날

26 곧 그 날에 도피한 자가 네게 나와서 네 귀에 그 일을 들려 주지 아니하겠느냐

27 그 날에 네 입이 열려서 도피한 자에게 말하고 다시는 잠잠하지 아니하리라 이같이 너는 그들에게 표징이 되고 그들은 내가 여호와인 줄 알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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