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천히 걷자
4월 23일 예레미야애가 1장 5-8절 본문
[아침묵상 - 예레미야애가 1장 5-8절]
사람마다 어렵다고 생각하는 상황이나 문제가 서로 같지 않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큰일 당했는데 괜찮냐’고 물으며 걱정하는데 정작 자신은 그럭저럭 견딜만한 경우가 있고, 곁에서는 다들 ‘별 것 아닌 일로 유난 떤다’고 하지만 자신에게는 너무나 괴로운 상황이 있을 것입니다.
남들이 보기에 어려운, 혹은 남들에게 말하기 좋은 어려움이 아니라 정말로 자신을 괴롭히는 어려운 상황에 닥쳐있을 경우를 생각해봅니다. 우리는 과연 ‘지금 내가 왜 이런 어려움에 봉착하게 되었는지’를 차분하게 직시할 수 있을 만큼의 깊이에 얼마나 자주 도달하고 있을까요?
애가는 사실 누가 봐도 괴로울 것 같은 그런 괴로움들을 묘사하고 있지만, 막상 같은 상황이라도 사람마다 느낌의 강도와 종류는 서로 다를 것입니다.
우리에게는 예레미야나 이스라엘 사람들이 느낀 괴로움을 똑같이 느껴보는 것보다 더 중요하게 집중해야 할 부분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것은 그 괴로운 상황에서 선지자가 도달한 깨달음의 깊이입니다.
‘예루살렘이 죄 때문에 망했다’는 말을 현대인들에게 그대로 직역하게 되면, 역사를 배우고 사회과학을 배운 입장에서는 전혀 이해하기 어려운 말이 되어버릴 것입니다. 그러나 이 말을 ‘예루살렘이 고난 가운데에서 자기 잘못을 성찰했다’고 번역해본다면 그 뜻이 조금 달라질 것입니다.
익숙해져 있어서 평상시에는 발견하지 못하는 오류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중에 무엇이 나를 어렵게 만들고 있는지 도무지 모르겠는 상황도 있습니다. 그러나 아집을 버리고 겸손하게 하나님 앞에서(Coram Deo) 자기를 돌아볼 수 있다면 이전에 보지 못했던 전혀 새로운 것을 보게 될 것입니다.
예레미야애가뿐 아니라, 이스라엘이 당한 고난을 그들 자신에 대한 성찰의 기회로 승화시킨 모든 예언자들의 메시지는 이런 점에서 소중한 신앙적 푯대들입니다. 현상에 가려진 본질을 망각하는 것이 사람들이 쉽게 빠지는 오류라고 한다면, 겉으로 드러난 일이 무엇이든 그 안에 담긴 하나님의 뜻을 발견하고자 무릎을 꿇는 것은 신앙인에게 허락된 기회이자 능력인 것입니다.
여전히 우리를 구름기둥과 불기둥으로 인도하시는 하나님의 자비를 깨닫기 위하여 무릎을 꿇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예레미야애가 1장 5-8절]
5 그의 대적들이 머리가 되고 그의 원수들이 형통함은 그의 죄가 많으므로 여호와께서 그를 곤고하게 하셨음이라 어린 자녀들이 대적에게 사로잡혔도다
6 딸 시온의 모든 영광이 떠나감이여 그의 지도자들은 꼴을 찾지 못한 사슴들처럼 뒤쫓는 자 앞에서 힘없이 달아났도다
7 예루살렘이 환난과 유리하는 고통을 당하는 날에 옛날의 모든 즐거움을 기억하였음이여 그의 백성이 대적의 손에 넘어졌으나 그를 돕는 자가 없었고 대적들은 그의 멸망을 비웃는도다
8 예루살렘이 크게 범죄함으로 조소거리가 되었으니 전에 그에게 영광을 돌리던 모든 사람이 그의 벗었음을 보고 업신여김이여 그는 탄식하며 물러가는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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