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천히 걷자
6월 13일 시편 90편 1-17절 본문
[시편 90편 1-17절]
1 주여 주는 대대에 우리의 거처가 되셨나이다
2 산이 생기기 전, 땅과 세계도 주께서 조성하시기 전 곧 영원부터 영원까지 주는 하나님이시니이다
3 주께서 사람을 티끌로 돌아가게 하시고 말씀하시기를 너희 인생들은 돌아가라 하셨사오니
4 주의 목전에는 천 년이 지나간 어제 같으며 밤의 한 순간 같을 뿐임이니이다
5 주께서 그들을 홍수처럼 쓸어가시나이다 그들은 잠깐 자는 것 같으며 아침에 돋는 풀 같으니이다
6 풀은 아침에 꽃이 피어 자라다가 저녁에는 시들어 마르나이다
7 우리는 주의 노에 소멸되며 주의 분내심에 놀라나이다
8 주께서 우리의 죄악을 주의 앞에 놓으시며 우리의 은밀한 죄를 주의 얼굴 빛 가운데에 두셨사오니
9 우리의 모든 날이 주의 분노 중에 지나가며 우리의 평생이 순식간에 다하였나이다
10 우리의 연수가 칠십이요 강건하면 팔십이라도 그 연수의 자랑은 수고와 슬픔뿐이요 신속히 가니 우리가 날아가나이다
11 누가 주의 노여움의 능력을 알며 누가 주의 진노의 두려움을 알리이까
12 우리에게 우리 날 계수함을 가르치사 지혜로운 마음을 얻게 하소서
13 여호와여 돌아오소서 언제까지니이까 주의 종들을 불쌍히 여기소서
14 아침에 주의 인자하심이 우리를 만족하게 하사 우리를 일생 동안 즐겁고 기쁘게 하소서
15 우리를 괴롭게 하신 날수대로와 우리가 화를 당한 연수대로 우리를 기쁘게 하소서
16 주께서 행하신 일을 주의 종들에게 나타내시며 주의 영광을 그들의 자손에게 나타내소서
17 주 우리 하나님의 은총을 우리에게 내리게 하사 우리의 손이 행한 일을 우리에게 견고하게 하소서 우리의 손이 행한 일을 견고하게 하소서
(1) 시편 90편은 영원하신 하나님, 즉 시간을 초월하여 존재하시는 분에 대한 신앙고백이 중심 내용을 이루는 시편입니다.
창세기의 천지창조에 관한 말씀을 잘 보시면, 하나님께서 물질의 창조주이실 뿐 아니라 시간의 창조주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낮과 밤, 계절의 변화를 만드셨고, 그 시간의 변화 안에서 온갖 생명체들이 살아가도록 지으셨습니다.
그리고 하나님은 당신께서 창조하신 시간에 매여있지 않은 분이십니다. 그분에게는 수억 년이 하루와 같습니다. 지구가 형성되는 과정을 추적하는 과학 다큐멘터리들은 물과 육지가 분리되는 과정이나 최초의 생명체가 태어나서 자라는 데에 어마어마한 시간이 들어간다는 것을 일러줍니다. 하지만 그 수억 년 혹은 짐작할 수 없을 정도로 긴 시간도 하나님께는 그저 하루의 일과에 불과하다는 것이 창세기의 증언입니다.
(2) 그렇다면 이 영원하신 하나님, 시간을 초월하여 존재하시는 분 앞에 선 ‘인간’은 어떤 존재입니까? 시편 90편은 티끌(3절)과 풀(5절)에 비유하고 있습니다. 하나님 앞에서 사람은 수억 년은 그만두고, 길게 살아봤자 7~80세에 불과한 미물이라는 것입니다.
이러한 깨달음은 우리의 신앙생활에서 너무나 중요한 부분이 아닐 수 없습니다. 부질없는 것들에 집착하는 대신, 크고 영원하신 하나님께 우리의 마음을 집중할 수 있도록 해 주기 때문이며, 교만한 마음 대신 겸손한 마음으로 하나님 앞에 나오도록 해 주기 때문입니다.
(3) 여기에서 우리가 놓치지 말아야 할 중요한 부분이 있습니다. 하나님은 시간마저도 초월하여 계신 분이시지만, 티끌 같은 우리 인생에 관심을 두신다는 사실입니다. 그리고 하나님 당신의 계획이 분명히 있으시지만, 그 계획대로만 모든 것을 이루어가시는 컴퓨터 같은 분이 아니라, 우리의 기도를 들으시기도 하며, 우리의 소원을 이루어주시기도 하는 인격적인 분이라는 사실을 우리가 깨달아야 합니다.
그래서 시편 90편을 기록한 시인도, 영원하시며 모든 것을 초월하신 하나님께 자신의 고통을 아뢰며, 하나님의 도움을 간구하는 기도를 올립니다(13~17절). 우리도 고난 가운데에서 이처럼 기도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기도를 들으십니다.
부질없는 욕심에 사로잡히기보다는, 크신 하나님의 뜻이 이루어지기를 바라며 기도하는 복된 인생을 살아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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