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천히 걷자
4월 4일 시편 35편 1-28절 본문
[시편 35편 1-28절]
1 여호와여 나와 다투는 자와 다투시고 나와 싸우는 자와 싸우소서
2 방패와 손 방패를 잡으시고 일어나 나를 도우소서
3 창을 빼사 나를 쫓는 자의 길을 막으시고 또 내 영혼에게 나는 네 구원이라 이르소서
4 내 생명을 찾는 자들이 부끄러워 수치를 당하게 하시며 나를 상해하려 하는 자들이 물러가 낭패를 당하게 하소서
5 그들을 바람 앞에 겨와 같게 하시고 여호와의 천사가 그들을 몰아내게 하소서
6 그들의 길을 어둡고 미끄럽게 하시며 여호와의 천사가 그들을 뒤쫓게 하소서
7 그들이 까닭 없이 나를 잡으려고 그들의 그물을 웅덩이에 숨기며 까닭 없이 내 생명을 해하려고 함정을 팠사오니
8 멸망이 순식간에 그에게 닥치게 하시며 그가 숨긴 그물에 자기가 잡히게 하시며 멸망 중에 떨어지게 하소서
9 내 영혼이 여호와를 즐거워함이여 그의 구원을 기뻐하리로다
10 내 모든 뼈가 이르기를 여호와와 같은 이가 누구냐 그는 가난한 자를 그보다 강한 자에게서 건지시고 가난하고 궁핍한 자를 노략하는 자에게서 건지시는 이라 하리로다
11 불의한 증인들이 일어나서 내가 알지 못하는 일로 내게 질문하며
12 내게 선을 악으로 갚아 나의 영혼을 외롭게 하나
13 나는 그들이 병 들었을 때에 굵은 베 옷을 입으며 금식하여 내 영혼을 괴롭게 하였더니 내 기도가 내 품으로 돌아왔도다
14 내가 나의 친구와 형제에게 행함 같이 그들에게 행하였으며 내가 몸을 굽히고 슬퍼하기를 어머니를 곡함 같이 하였도다
15 그러나 내가 넘어지매 그들이 기뻐하여 서로 모임이여 불량배가 내가 알지 못하는 중에 모여서 나를 치며 찢기를 마지아니하도다
16 그들은 연회에서 망령되이 조롱하는 자 같이 나를 향하여 그들의 이를 갈도다
17 주여 어느 때까지 관망하시려 하나이까 내 영혼을 저 멸망자에게서 구원하시며 내 유일한 것을 사자들에게서 건지소서
18 내가 대회 중에서 주께 감사하며 많은 백성 중에서 주를 찬송하리이다
19 부당하게 나의 원수된 자가 나로 말미암아 기뻐하지 못하게 하시며 까닭 없이 나를 미워하는 자들이 서로 눈짓하지 못하게 하소서
20 무릇 그들은 화평을 말하지 아니하고 오히려 평안히 땅에 사는 자들을 거짓말로 모략하며
21 또 그들이 나를 향하여 입을 크게 벌리고 하하 우리가 목격하였다 하나이다
22 여호와여 주께서 이를 보셨사오니 잠잠하지 마옵소서 주여 나를 멀리하지 마옵소서
23 나의 하나님, 나의 주여 떨치고 깨셔서 나를 공판하시며 나의 송사를 다스리소서
24 여호와 나의 하나님이여 주의 공의대로 나를 판단하사 그들이 나로 말미암아 기뻐하지 못하게 하소서
25 그들이 마음속으로 이르기를 아하 소원을 성취하였다 하지 못하게 하시며 우리가 그를 삼켰다 말하지 못하게 하소서
26 나의 재난을 기뻐하는 자들이 함께 부끄러워 낭패를 당하게 하시며 나를 향하여 스스로 뽐내는 자들이 수치와 욕을 당하게 하소서
27 나의 의를 즐거워하는 자들이 기꺼이 노래 부르고 즐거워하게 하시며 그의 종의 평안함을 기뻐하시는 여호와는 위대하시다 하는 말을 그들이 항상 말하게 하소서
28 나의 혀가 주의 의를 말하며 종일토록 주를 찬송하리이다
나는 선하게 대하려 했는데 상대방이 악하게 나오면 마음에 큰 상처를 입게 됩니다. 그럴 때 사람들은 격해지기 쉬워지고, 감정적으로 흥분하기 쉽게 됩니다. 하나님을 향해 방패를 드소서(2절), 창을 드소서(3절) 하고 강하게 요청하는 말이나, 지켜보지만 마시고 제발 도와주소서(17절) 하고 요청하는 말 등은 상처받은 사람의 그런 마음을 잘 드러내고 있는 구절로 보입니다.
우리가 이 시편에서 집중해서 묵상하게 되는 부분은, 격해진 상황 그 자체가 아니라 상당히 격해진 상황에서도 하나님을 의지하는 마음을 잃지 않는 신앙에 관한 말씀입니다.
11-16절에 등장하는 ‘불의한 증인들’은 자신들을 위해 상복을 입고 함께 슬퍼해 주었던 사람이 곤경에 처하자 오히려 그 사람을 짓밟는 철면피들입니다. 그들이 왜 그렇게 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당하는 사람의 처지에서는 너무나 마음 상하는 상황이 아닐 수 없겠습니다.
‘보복하시는 하나님(=되갚아주시는 하나님)’이라는 주제는 구약성경에서 익숙한 내용입니다. 억울하게 고통당하는 자들을 위해 직접 움직이시는 하나님은 무작정 자비롭고 무조건 상냥한 하나님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그 하나님은 고통 가운데에서 울부짖는 백성들의 음성을 들으시고, 악인들을 징벌하시는 하나님이기 때문입니다.
나중에 바울사도는 이와 같은 신앙에서 더 발전한 보복에 관한 신앙을 가르칩니다.
“할 수 있거든 너희로서는 모든 사람과 더불어 화목하라. 내 사랑하는 자들아 너희가 친히 원수를 갚지 말고 하나님의 진노하심에 맡기라 기록되었으되 원수 갚는 것이 내게 있으니 내가 갚으리라고 주께서 말씀하시니라.”(롬 12:18-19)
구약성경에서는 하나님께서 갚아주시기를 직접적으로 요청하는 신앙이 대세였다면, 바울사도의 신학은 예수께서 “원수를 사랑하라”고 하신 말씀의 뒤를 이어 하나님께서 갚아주실 때까지 인내하며 기다리라는 데까지 발전하는 것입니다.
구약성경의 말씀을 통해서든, 신약성경의 말씀을 통해서든 우리가 새겨듣게 되는 중요한 메시지는 하나입니다. “하나님을 의지하라.”는 메시지가 그것입니다. 사람이나 세상을 의지하지 말고 하나님을 의지하며 살아갈 수 있을 때 우리에게 참된 평화가 허락된다는 메시지입니다.
하나님께서는 “그의 종의 평안함을 기뻐”하시는 분이시라고 기록되었습니다(27절). 주님의 도우심으로 말미암아 참된 평화를 누리시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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