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0일 사무엘하 5장 6-12절

<옛 예루살렘성 상상도>

 

 

 

거룩한 성 시온, 예루살렘은 수비에 적절한 지리적 조건을 갖춘 곳입니다.

다윗이 이 성을 공격하러 갔을 때, 여부스 사람들이 ‘너 정도는 맹인과 절름발이만으로도 막아낼 수 있다’하고 약을 올린 것은 괜한 말은 아니었습니다.

그만큼 이 성이 공격하기 어려운 성이었다는 뜻입니다.

 

예루살렘은 해발 780m 정도의 고지에 주변이 모두 산악지대인 이곳은 주변에서 생산되는 농산물만으로는 유지가 어려운 척박한 곳이었습니다.

하지만 기혼의 샘이라고 알려진 지하수로가 있어서 물 공급이 원활했기 때문에 오랫동안 포위를 당해도 버텨낼 수 있는 조건을 갖추고 있었습니다.

 

이와 같은 지리적 조건을 가진 예루살렘을 수도로 삼은 다윗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을까요?

적어도 빨리 다른 나라에 쳐들어가서 영토를 넓혀야 겠다는 생각은 하고 있지 않았을 것입니다.

만일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면, 다윗이 수도로 삼아야 할 곳은 예루살렘이 아니라 길보아산 근처까지 북쪽으로 올라가거나, 아니면 적어도 오므리가 왕국을 세운 사마리아 정도의 위치는 되어야 했습니다.

 

하지만, 다윗은 그렇게 무모한 확장정책을 펼치지 않았습니다.

다윗의 왕국은 바다쪽으로는 강력한 힘을 가진 블레셋과 맞닿아 있었고, 남쪽으로 아말렉, 에돔, 모압, 북쪽으로 암몬과 같은, 언제든지 적으로 돌변할 가능성이 있는 나라들에 둘러 쌓여 있었기 때문에 함부로 확장을 꿈꿀 수도 없었습니다.

다윗이 어느 쪽으로 전쟁을 나가든, 다른 방향에서 적들이 후방을 노리고 쳐들어올 위험이 항상 있었던 것입니다.

다윗이 가드왕 아기스 휘하로 들어가서 시글락에 머물렀을 때, 전쟁을 하러 나간 틈에 아말렉이 쳐들어와서 모든 가족들과 재산을 빼앗아갔던 것 같은 상황이 바로 그런 상황입니다.

 

하지만 만일, 말 그대로 ‘맹인과 절름발이’만으로도 지킬 수 있는 성을 확보한다면?

다윗은 최소한의 병력만 수도 방위를 위해 남겨두고, 언제든 어느 방향으로든 전쟁을 하러 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는 다윗이 예루살렘 성을 수도로 삼은 가장 중요한 이유를 여기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정말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고 기도하는 기도자가 됩시다.

우리에게 무엇이 부족하고, 무엇이 채워져야 하는지를 알고 기도합시다.

‘무조건 좋은 것은 다 주시기 원합니다.’하는 기도는 아무것도 응답받지 못하는 기도가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정말로 필요한 것이 아닌 것을 구하는 기도는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습니다.

 

만일 다윗이 자기가 처한 상황을 무시하고, “젖과 꿀이 흐르는” 환상적인 땅을 찾아서 그곳에 수도를 정했다면 그의 왕국은 오래가 가지 못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과욕을 부리기보다 정말로 필요한 것을 먼저 구함으로써, 나머지 것들까지 자연스럽게 얻게 되었습니다.

만일 내게 정말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모르겠다고 한다면, 그것을 알게 해주는 지혜와 분별력 주시기를 기도해야 할 것입니다.

 

 

 

[사무엘하 5장 6-12절]

6 왕과 그의 부하들이 예루살렘으로 가서 그 땅 주민 여부스 사람을 치려 하매 그 사람들이 다윗에게 이르되 네가 결코 이리로 들어오지 못하리라 맹인과 다리 저는 자라도 너를 물리치리라 하니 그들 생각에는 다윗이 이리로 들어오지 못하리라 함이나

7 다윗이 시온 산성을 빼앗았으니 이는 다윗 성이더라

8 그 날에 다윗이 이르기를 누구든지 여부스 사람을 치거든 물 긷는 데로 올라가서 다윗의 마음에 미워하는 다리 저는 사람과 맹인을 치라 하였으므로 속담이 되어 이르기를 맹인과 다리 저는 사람은 집에 들어오지 못하리라 하더라

9 다윗이 그 산성에 살면서 다윗 성이라 이름하고 다윗이 밀로에서부터 안으로 성을 둘러 쌓으니라

10 만군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함께 계시니 다윗이 점점 강성하여 가니라

11 두로 왕 히람이 다윗에게 사절들과 백향목과 목수와 석수를 보내매 그들이 다윗을 위하여 집을 지으니

12 다윗이 여호와께서 자기를 세우사 이스라엘 왕으로 삼으신 것과 그의 백성 이스라엘을 위하여 그 나라를 높이신 것을 알았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