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천히 걷자
8월 8일 사무엘하 3장 6-11절 본문
사울은 길보아산 전투에서 그의 세 아들과 함께 전사하고 맙니다.(삼상 31장)
다윗은 그들의 죽음을 애도하며 “활의 노래”라는 추모의 노래를 지어 헌정합니다.(삼하 1장)
그리고 이제 본격적으로 사무엘을 통해 자신에게 주신 사명을 향해 나아갑니다. 왕의 역할을 해내기 위해 나서게 된 것입니다.(삼하 2장)
하지만 처음부터 온전한 이스라엘의 왕이 되지는 못했습니다.
유다 지파 사람들만 다윗을 왕으로 추대했고, 나머지 북쪽의 지파들은 사울 왕조를 섬겼습니다.
사울의 군사령관이었던 아브넬이 사울의 아들 이스보셋을 왕으로 세우고 자신이 실권을 장악함으로서, 사울왕가와 다윗왕가가 서로 대립하는 상황이 오랫동안 지속된 것입니다.
그런데 이 대립은 어이없게도 이스보셋의 실수와 그에 따른 아브넬의 배신으로 말미암아 종결되고 맙니다.
이스보셋이 아브넬에게 ‘왜 아버지의 첩과 간통했느냐?’고 따지자 아브넬이 굉장히 크게 화를 내면서 이스보셋에게 대놓고 배신을 선포했던 것입니다.
누가 더 잘못했는지는 모를 일이지만 한 가지는 분명합니다.
이스보셋이 아버지의 실수를 이어받고 말았다는 점입니다.
사울은 무능한 사람이 아니었고, 자질이 부족한 사람은 더더욱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홀로 독주하는 사람이었습니다.
마음이 급해지자 제사장도 무시하고 자신이 직접 제사를 드린 것은 이를 잘 증명해주는 사건입니다.
남과 조화를 이루지 못하고 독주하는 사람의 특징은 교만함에 있다고 보아도 좋을 것입니다.
이스보셋의 교만은 사울왕국의 명맥을 잇는 일에 실질적인 역할을 했던 아브넬을 무시해버리는 태도로 나타났습니다.
아마 두 사람 사이에는 이미 오래전부터 갈등이 있었을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이스보셋은 왕가의 자존심을 지키고 싶었고, 아브넬은 자신의 공로를 인정받고 싶었을 것이기 때문에 두 사람의 이해관계가 서로 어긋난 채로 시간이 흘러왔을 수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스보셋과 아브넬이 설령 속으로 삐거덕댔다고 할지라도 다윗이라는 강적과 맞서서 꽤 오랫동안 사울 왕국을 지켜왔는데, 결과적으로 매우 유치한 감정싸움 때문에 끝을 맺고 말았습니다.
아브넬의 배신은 상당히 충격적인 결말인데, 왜냐하면 아브넬은 사울과 사촌관계였고, 이스보셋의 삼촌뻘 되는 친척이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과 만난 일꾼, 즉 믿음으로 세워진 일꾼에게는 반드시 겸손이 따라붙습니다.
자기 인생을 이끄시는 거대한 손길의 실체를 만났는데 어떻게 겸손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하지만 멸망하는 자들의 발걸음은 자기를 높이는 일에서부터 시작됩니다.
이스보셋도 아브넬도 둘 다 스스로 멸망할 길을 예비한 사람들이 되고 말았는데,
다름 아닌 서로 존중하는 겸손함보다, 자기의 자존심을 먼저 앞세우게 만드는 그들 안의 교만함 때문이었습니다.
“코람데오 = 하나님 앞에서”
무슨 일이든 하나님 앞에 선 사람으로서 행하는 신앙인이 되기 위해 기도합시다.
[사무엘하 3장 6-11절]
6 사울의 집과 다윗의 집 사이에 전쟁이 있는 동안에 아브넬이 사울의 집에서 점점 권세를 잡으니라
7 사울에게 첩이 있었으니 이름은 리스바요 아야의 딸이더라 이스보셋이 아브넬에게 이르되 네가 어찌하여 내 아버지의 첩과 통간하였느냐 하니
8 아브넬이 이스보셋의 말을 매우 분하게 여겨 이르되 내가 유다의 개 머리냐 내가 오늘 당신의 아버지 사울의 집과 그의 형제와 그의 친구에게 은혜를 베풀어 당신을 다윗의 손에 내주지 아니하였거늘 당신이 오늘 이 여인에게 관한 허물을 내게 돌리는도다
9 여호와께서 다윗에게 맹세하신 대로 내가 이루게 하지 아니하면 하나님이 아브넬에게 벌 위에 벌을 내리심이 마땅하니라
10 그 맹세는 곧 이 나라를 사울의 집에서 다윗에게 옮겨서 그의 왕위를 단에서 브엘세바까지 이스라엘과 유다에 세우리라 하신 것이니라 하매
11 이스보셋이 아브넬을 두려워하여 감히 한 마디도 대답하지 못하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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