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천히 걷자
8월 7일 사무엘상 30장 21-25절 본문
다윗과 그의 일행 600명은 블레셋이 일으킨 전투에 참여하러 갔다가 거절당하고 돌아옵니다. 다윗으로서는 천만 다행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좋은 일만 계속 이어지지는 않았습니다.
집에 돌아와보니 아말렉 사람들이 빈집털이를 했습니다.
그래서 하나님께 기도하고 죽자 사자 아말렉 사람들의 뒤를 쫓아서 그들로부터 모든 것을 되찾았습니다.
그런데 힘겹게 일을 마치고 났더니 이제 내부에서 문제가 생겼습니다.
못난 사람들이 일어나서 전쟁에 참여하지 않은 사람들은 전리품을 분배하지 말라고 요구했던 것입니다.
그 사람들은 하기 싫어서 안한 것이 아니라, 너무 긴 행군에 지쳐서 그만 낙오하고 말았던 사람들이었습니다.
그 때 다윗이 역사에 길이 남을 위대한 발언을 합니다.
“여러분, 우리가 잘해서 이긴 것 같습니까? 하나님께서 해주신 것입니다.”
즉, 하나님께서 이기신 것이니 아무도 전리품의 소유권을 주장할 수 없다는 뜻입니다.
여러분은 포도원 품꾼들의 비유를 기억하실 것입니다.
어떤 주인이 아홉시, 열두시, 오후세시, 오후 다섯 시에 각각 일꾼을 불러다가 일을 시킨 후에 모두에게 하루 일당에 해당하는 한 데나리온을 지불했다는 말씀입니다.
천국은 이와 같다고 했습니다.
잘난 사람도 못난 사람도 다 똑같이 먹고 살 걱정을 하지 않는 곳,
더 많이 일한 사람이 더 적게 일한 사람을 무시할 수 없는 곳,
강한 사람이 약한 사람을 지배할 수 없는 곳.
그런 곳이 천국이라는 것입니다.
여러분 중에는 이렇게 의심을 품는 분들이 있을 수 있습니다.
열심히 일한 만큼 더 잘사는 세상이 되어야지, 열심히 한 사람이나 게으른 사람이나 다 똑같이 취급받는다면 그게 무슨 천국인가?
그 의문에 대한 답은 이렇습니다.
말씀을 자세히 보시면, 낙오한 200명의 병사들과, 늦은 시간에 일하러 온 일꾼들은 하기 싫어서 안한 사람들이 아닙니다.
하고 싶어도 못할 형편에 있었기 때문에 못한 것입니다.
그러나 그들도 모두 살림을 꾸려갈 권리가 있지 않겠습니까?
여러분은 가난해보신 적이 있나요?
배가 고파서 일하러 나가려 해도 몸이 자꾸 굼떠지고, 열심히 하고 싶어도 몸이 말을 잘 안 듣는 처참한 순간을 경험해 보신 적이 있나요?
그런 답답함을 경험해본 사람은 가난의 무서움을 잘 알 것입니다.
예수님의 비유는 이런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을 위한 말씀입니다.
배부르게 먹고, 일 할 기회가 주어져도 일하지 않는 게으름뱅이를 위한 말씀은 아닌 것입니다.
여러분은 지금 가난한 사람들인가요? 아니면 게으름뱅이인가요?
이 질문은 스스로 던지시기 바랍니다.
남을 판단하는 일 또한 하나님의 몫입니다.
다윗은 얼마나 훌륭한 신앙인이었는지요.
그는 예수님의 말씀을 듣기도 전에 천국의 비밀을 일부 깨우친 사람이었던 것 같습니다!
교회는 “함께 살자”고 외치는 공동체여야 합니다.
나만 잘되고 싶고, 내 공로만 내세우고 싶은 사람들이 많아질수록 교회는 교회다운 모습을 잃어버리게 됩니다.
그런 교회는 애초에 전도나 부흥 같은 것은 생각하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조금만 부족해도 빼버리고, 조금만 뒤로 쳐져도 심하게 야단치는데,
잘난 사람 말고 누가 그 교회에 남아있겠습니까?
잘난 척 하고 싶은 사람 말고 누가 오고 싶어 하겠습니까?
“하나님께서 하셨습니다. 모든 것이 하나님의 것입니다.”
이 고백을 잃지 맙시다.
[사무엘상 30장 21-25절]
21 다윗이 전에 피곤하여 능히 자기를 따르지 못하므로 브솔 시내에 머물게 한 이백 명에게 오매 그들이 다윗과 그와 함께 한 백성을 영접하러 나오는지라 다윗이 그 백성에게 이르러 문안하매
22 다윗과 함께 갔던 자들 가운데 악한 자와 불량배들이 다 이르되 그들이 우리와 함께 가지 아니하였은즉 우리가 도로 찾은 물건은 무엇이든지 그들에게 주지 말고 각자의 처자만 데리고 떠나가게 하라 하는지라
23 다윗이 이르되 나의 형제들아 여호와께서 우리를 보호하시고 우리를 치러 온 그 군대를 우리 손에 넘기셨은즉 그가 우리에게 주신 것을 너희가 이같이 못하리라
24 이 일에 누가 너희에게 듣겠느냐 전장에 내려갔던 자의 분깃이나 소유물 곁에 머물렀던 자의 분깃이 동일할지니 같이 분배할 것이니라 하고
25 그 날부터 다윗이 이것으로 이스라엘의 율례와 규례를 삼았더니 오늘까지 이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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