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천히 걷자
8월 4일 사무엘상 25장 23-31절 본문
아비가일은 성경에서 현명한 여인의 모범으로 제시되는 여인 중 한명입니다.
그녀는 자기 밖에 모르는 철없는 남편을 위해 자존심과 품위를 모두 내던지고 땅바닥에 엎드림으로써 집안을 지켜냈습니다.
그녀의 이런 헌신에도 불구하고 남편 나발은 심장마비로 돌연사 해버립니다만,
그 일이 또 다른 계기가 되어 아비가일과 다윗이 서로 부부의 인연을 맺게 되기도 합니다.
영화의 한 장면과도 같은 이 반전 스토리는
다윗이라는 인물이 지닌 중요한 장점을 드러내주기도 합니다.
그것은 바로 다윗이 사울과 달리 신앙적 행위의 진정한 가치를 알고 있었다는 점입니다.
사울은 “왜 제사는 제사장만 드려야 해? 시간 약속도 안 지키는데!” 혹은, “어차피 버릴 거, 병사들이 좀 쓰게 하면 어디가 덧나?” 하는 식으로 눈앞의 이익만 생각하다가 사무엘과 다투게 되었고, 결국 하나님께 버림을 받게 됩니다.
하지만 다윗은 눈앞의 이익에 급급해서 아무렇게나 행동하지 않고,
대의명분이 확실한 일에만 과감하게 나서는 모습을 보입니다.
나발의 집안 일에 대해 처리하는 과정 전체가 다윗의 그러한 면모를 드러내 줍니다.
다윗은 광야에서 생활하면서 많은 식솔들을 거느리고 있었기 때문에
보통 사람들이 집안을 유지하는 방식으로는 유목이나 농사만으로는 살림을 유지하기 어려웠을 것입니다.
그래서 자신들이 머무는 광야에서 경찰 역할을 해주고 수고비를 받는 방식을 택하게 된 것 같습니다.
나발의 집안에서 양털을 깎는다는 소문을 듣고, 자기 부하들을 보내서 기부를 요청한 것은 다윗의 그러한 생존방식을 보여주는 예가 될 것 같습니다.
이것은 그냥 지나가는 목동들이나 광야 주변의 마을들에게서 강제로 뺏는 것에 비해 훨씬 복잡하고 어려운 일이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다윗은 당장 쉬운 방식보다 대의명분이 분명하지만, 더 어려운 방식을 택합니다.
왜냐하면 결국 나중에 자기가 왕이 되었을 때 그 사람들이 모두 자기 백성이 될 것임을 염두에 두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아비가일이 땅에 엎드림으로서 자기 집안을 구할 수 있었던 것도
다윗이 그러한 전략을 펼치던 중이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만일 다윗이 막무가내로 폭력을 휘두르는 사람이었다면 아비가일이라는 이름 자체가 성경에 등장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중요한 점은 아비가일이 하나님의 이름과 그분의 뜻을 내세워 다윗을 제지했을 때
다윗이 거기에 곧바로 순복했다는 점입니다.
당장 가서 나발의 집안을 쑥대밭으로 만들고, 자신에게 필요한 군자금을 챙겨오고 싶지만,
여호와 하나님의 이름 앞에서 함부로 경거망동하지 않은 것입니다.
다윗이 후에 존경받는 왕으로 세워질 수 있었던 가장 중요한 이유중에 하나가 바로 이러한 모습일 것입니다.
(나단 예언자가 하나님의 이름으로 왕을 야단쳤을때도 다윗은 순복합니다.)
신앙생활이란 하나님의 말씀 가운데에서 우리가 걸어갈 가장 선하고 거룩한 길을 발견하는 삶입니다.
쉬운 길, 빠른 길, 손해 안보는 길만을 추구하는 방식으로는 신앙적 삶에 도달할 수 없습니다.
정도를 찾고, 그 정도가 하나님의 뜻에 부합하는지 아닌지 다시 묻는 복잡하고 어려운 길이 신앙인이 걸어가야 할 길입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이 길을 ‘좁은 문’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사무엘상 25장 23-31절]
23 아비가일이 다윗을 보고 급히 나귀에서 내려 다윗 앞에 엎드려 그의 얼굴을 땅에 대니라
24 그가 다윗의 발에 엎드려 이르되 내 주여 원하건대 이 죄악을 나 곧 내게로 돌리시고 여종에게 주의 귀에 말하게 하시고 이 여종의 말을 들으소서
25 원하옵나니 내 주는 이 불량한 사람 나발을 개의치 마옵소서 그의 이름이 그에게 적당하니 그의 이름이 나발이라 그는 미련한 자니이다 여종은 내 주께서 보내신 소년들을 보지 못하였나이다
26 내 주여 여호와께서 살아 계심을 두고 맹세하노니 내 주도 살아 계시거니와 내 주의 손으로 피를 흘려 친히 보복하시는 일을 여호와께서 막으셨으니 내 주의 원수들과 내 주를 해하려 하는 자들은 나발과 같이 되기를 원하나이다
27 여종이 내 주께 가져온 이 예물을 내 주를 따르는 이 소년들에게 주게 하시고
28 주의 여종의 허물을 용서하여 주옵소서 여호와께서 반드시 내 주를 위하여 든든한 집을 세우시리니 이는 내 주께서 여호와의 싸움을 싸우심이요 내 주의 일생에 내 주에게서 악한 일을 찾을 수 없음이니이다
29 사람이 일어나서 내 주를 쫓아 내 주의 생명을 찾을지라도 내 주의 생명은 내 주의 하나님 여호와와 함께 생명 싸개 속에 싸였을 것이요 내 주의 원수들의 생명은 물매로 던지듯 여호와께서 그것을 던지시리이다
30 여호와께서 내 주에 대하여 하신 말씀대로 모든 선을 내 주에게 행하사 내 주를 이스라엘의 지도자로 세우실 때에
31 내 주께서 무죄한 피를 흘리셨다든지 내 주께서 친히 보복하셨다든지 함으로 말미암아 슬퍼하실 것도 없고 내 주의 마음에 걸리는 것도 없으시리니 다만 여호와께서 내 주를 후대하실 때에 원하건대 내 주의 여종을 생각하소서 하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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