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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말씀나눔

5월 1일 에스겔 1장 1-3절

Easywalking 2019. 5. 1. 07:19

[아침묵상 – 에스겔 1장 1-3절]

  에스겔에게 하나님의 말씀이 임했습니다. 이것은 우리들의 눈에 보이는 것보다 훨씬 더 중요한 사건입니다. 하나님께서 여전히 살아계심을 증명하는 일이었기 때문입니다.

 

  믿음이 있는 사람들은 웬만해서는 함부로 하나님을 원망하거나 ‘신은 죽었다’는 식의 거친 표현을 사용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고통이 한계를 넘어서거나, 예상하지 못한 강한 충격을 받게 되면 “믿음이 좋았던” 사람들도 종종 신의 존재에 의문을 표하게 되곤 합니다. 신의 존재에 대한 부정까지는 가지 않더라도, ‘하나님께서 우리를 버렸다’는 식의 원망을 하게 되기도 합니다.

 

  바벨론의 골라(גּוֹלָה, 포로) 집단이 닥쳐있던 상황은 충분히 그렇게 될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들은 직선거리로 계산해도 1,000km가 넘는 먼 길을 포로가 되어 끌려왔습니다. 고대 중동에서는 포로를 벌거벗겨서 끌고 가는 관습이 있었다고 하는데, 그들도 그렇게 치욕적인 모습으로 끌려왔을 수 있습니다. 골라(포로)라는 말은 ‘벗기다’는 뜻을 가진 ‘깔라(גָּלָה)’에서 파생된 단어라고 합니다. 게다가 전대 왕 여호야김은 쇠사슬에 묶여서 끌려왔고, 그 아들 여호야긴도 자기들과 함께 포로로 잡혀 와 있습니다.

 

  이 포로 집단은 왕가의 식솔들과 하나님을 섬기는 일이 직업이었던 제사장과 선지자들, 군사들과 장인들로 구성된 엘리트 집단이었고, 해마다 절기마다 하나님께 제물을 드리며 소원을 빌던 사람들이었습니다. 개중에 신실한 사람들은 안식일이나 심지어는 희년에 대한 계명까지도 부분적으로 지키며 살았을 것입니다.

 

  하지만 충격적이고 고달픈 포로 생활 속에서는 믿음을 잃어가는 사람들이 속출할 수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그러한 그들에게 하나님의 음성, 곧 희망의 메시지를 전해주는 역할을 해야 할 예언자들은 신뢰를 크게 잃은 상황이었습니다. 예언자들이 예언한 것과 달리 바벨론이 오히려 더욱 강해지고 있으며, 이스라엘이 그들을 이기기는커녕 많은 사람이 포로가 되어 잡혀 왔기 때문입니다. 아니 오히려 그 예언자들 자신이 믿음을 잃어버렸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예언자가 아니라 제사장이었던 에스겔이 포로 생활 5년째 해에 말씀의 선포자로 세움을 받은 까닭이 여기에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가 합리적이고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말이 아닌 기괴한 환상들을 통해 하나님의 뜻을 대언하게 된 까닭도 그 상황과 관련이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제 더이상 말씀을 계시하지 않으실 것 같았던 하나님이 여전히 이스라엘을 향해 말씀을 선포하고 계심을 알리는 것도 에스겔 계시 사건의 중요한 의미가 되겠습니다.

 

  모든 것이 다 무너져내리고 있고,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희망이 사라져가는 괴로운 상황에서 하나님께서는 에스겔을 불러 세우셨습니다. 그 말씀 가운데에는 난해하고 이해하기 어려운 환상들이 포함되어 있었으나,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선명했습니다. 그것은 하나님이 여전히 살아계셔서 자기 백성을 정의의 길과 생명의 길로 인도하고자 하신다는 사실이었습니다.

 

  근거 없는 희망은 망상과 구분하기 어렵습니다. 아무 성공이든 무조건 성공이면 좋게 여기는 믿음은 이기적이고 외골수인 성공주의자를 낳게 됩니다. 우리 그리스도인이 소망이라고 부르는 것은 인내와 연단의 과정을 통해 맺혀지는 진주 같은 것이며(롬5:4), “먼저 그 나라와 그 의를” 구하는 사람 안에서만 제대로 된 기능을 발휘하는 것입니다.

 

  앞으로 에스겔서를 읽어가면서 제사장 에스겔을 예언자 에스겔로 새롭게 부르신 하나님의 음성을 함께 듣고, 함께 깨우쳐가게 되기를 소망합니다.

 

 

[에스겔 1장 1-3절]

1 서른째 해 넷째 달 초닷새에 내가 그발 강 가 사로잡힌 자 중에 있을 때에 하늘이 열리며 하나님의 모습이 내게 보이니

2 여호야긴 왕이 사로잡힌 지 오 년 그 달 초닷새라

3 갈대아 땅 그발 강 가에서 여호와의 말씀이 부시의 아들 제사장 나 에스겔에게 특별히 임하고 여호와의 권능이 내 위에 있으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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