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천히 걷자
5월 21일 시편 74편 1-23절 본문
[시편 74편 1-23절]
1 하나님이여 주께서 어찌하여 우리를 영원히 버리시나이까 어찌하여 주께서 기르시는 양을 향하여 진노의 연기를 뿜으시나이까
2 옛적부터 얻으시고 속량하사 주의 기업의 지파로 삼으신 주의 회중을 기억하시며 주께서 계시던 시온 산도 생각하소서
3 영구히 파멸된 곳을 향하여 주의 발을 옮겨 놓으소서 원수가 성소에서 모든 악을 행하였나이다
4 주의 대적이 주의 회중 가운데에서 떠들며 자기들의 깃발을 세워 표적으로 삼았으니
5 그들은 마치 도끼를 들어 삼림을 베는 사람 같으니이다
6 이제 그들이 도끼와 철퇴로 성소의 모든 조각품을 쳐서 부수고
7 주의 성소를 불사르며 주의 이름이 계신 곳을 더럽혀 땅에 엎었나이다
8 그들이 마음속으로 이르기를 우리가 그들을 진멸하자 하고 이 땅에 있는 하나님의 모든 회당을 불살랐나이다
9 우리의 표적은 보이지 아니하며 선지자도 더 이상 없으며 이런 일이 얼마나 오랠는지 우리 중에 아는 자도 없나이다
10 하나님이여 대적이 언제까지 비방하겠으며 원수가 주의 이름을 영원히 능욕하리이까
11 주께서 어찌하여 주의 손 곧 주의 오른손을 거두시나이까 주의 품에서 손을 빼내시어 그들을 멸하소서
12 하나님은 예로부터 나의 왕이시라 사람에게 구원을 베푸셨나이다
13 주께서 주의 능력으로 바다를 나누시고 물 가운데 용들의 머리를 깨뜨리셨으며
14 리워야단의 머리를 부수시고 그것을 사막에 사는 자에게 음식물로 주셨으며
15 주께서 바위를 쪼개어 큰 물을 내시며 주께서 늘 흐르는 강들을 마르게 하셨나이다
16 낮도 주의 것이요 밤도 주의 것이라 주께서 빛과 해를 마련하셨으며
17 주께서 땅의 경계를 정하시며 주께서 여름과 겨울을 만드셨나이다
18 여호와여 이것을 기억하소서 원수가 주를 비방하며 우매한 백성이 주의 이름을 능욕하였나이다
19 주의 멧비둘기의 생명을 들짐승에게 주지 마시며 주의 가난한 자의 목숨을 영원히 잊지 마소서
20 그 언약을 눈여겨 보소서 무릇 땅의 어두운 곳에 포악한 자의 처소가 가득하나이다
21 학대 받은 자가 부끄러이 돌아가게 하지 마시고 가난한 자와 궁핍한 자가 주의 이름을 찬송하게 하소서
22 하나님이여 일어나 주의 원통함을 푸시고 우매한 자가 종일 주를 비방하는 것을 기억하소서
23 주의 대적들의 소리를 잊지 마소서 일어나 주께 항거하는 자의 떠드는 소리가 항상 주께 상달되나이다
시편 74편은 성전이 파괴되고, 적들이 하나님의 전을 모독하며, 하나님의 이름을 능욕하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는 괴로움 가운데에서 드리는 기도입니다.
이스라엘이 바벨론에게 무너진 후에, 이스라엘 안에는 두 목소리가 있었습니다. 하나는 회개를 촉구하는 목소리였고, 다른 하나는 고통을 호소하며 하나님께 울부짖는 목소리였습니다. 회개를 촉구하는 목소리는 예언자들을 통해 선포되었고, 그 선포된 말씀들이 성경의 중요한 부분인 예언서를 구성합니다. 그리고 ‘하나님 어찌하여 우리를 버리시나이까?’하고 울부짖는 소리들도 역시 오늘 말씀과 같은 형태로 성경 안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바벨론은 정복한 나라들을 잔인하게 짓밟기로 유명한 나라입니다. 유다의 마지막 왕인 시드기야가 당한 일을 떠올려보시면 금방 알 수 있습니다. 그들은 폭력을 휘둘렀을 뿐 아니라, 그 폭력을 통해 유다왕국의 정신까지 무너뜨리려고 했습니다. 그래서 성전을 그냥 부수기만 한 것이 아니라, 성전을 모독하고, 성전에 있는 성물들을 전부 빼앗아 가버린 것입니다.
이 극심한 고난 가운데에서 이스라엘은 등 돌리신 하나님만을 만나게 됩니다. 표적도 없고, 예언자도 없는 시대(9절)를 살게 된 것입니다. 아무도 돌아보는 자가 없는 고아 같은 처지가 되고 만 것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뜻은 다른 곳에 있었습니다. 그들이 받은 징벌은 이유가 있었고, 하나님의 기다리심은 이스라엘의 깨우침을 향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우상숭배는 결코 작은 죄가 아니었고, 회개를 선포하던 선지자들을 버린 것은 하나님이 아니라 이스라엘 자신이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은 이것입니다. 하나님께서 그 백성이 돌아오시기를 기다리시되, 끝까지 기다리셨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기다림 끝에 그 백성들이 자기 죄의 본질을 깨닫게 되자, 하나님께서는 예비하신 대로 자비를 베푸셨습니다. 포로된 백성들에게 구원의 손길을 베푸시고, 새 역사를 써 내려가도록 하신 것입니다.
하나님의 때는 따로 있습니다. 믿음으로 산다는 것은, 하나님께서 우리를 끝까지 기다리시는 것처럼, 우리도 하나님의 때를 바라고 기다리며 산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신실하신 하나님을 믿고 나아갑시다. 여러분을 위해 준비하신 때가 반드시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