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24일 이사야 34장 1-17절
[이사야 34장 1-17절]
1 열국이여 너희는 나아와 들을지어다 민족들이여 귀를 기울일지어다 땅과 땅에 충만한 것, 세계와 세계에서 나는 모든 것이여 들을지어다
2 대저 여호와께서 열방을 향하여 진노하시며 그들의 만군을 향하여 분내사 그들을 진멸하시며 살륙 당하게 하셨은즉
3 그 살륙 당한 자는 내던진 바 되며 그 사체의 악취가 솟아오르고 그 피에 산들이 녹을 것이며
4 하늘의 만상이 사라지고 하늘들이 두루마리 같이 말리되 그 만상의 쇠잔함이 포도나무 잎이 마름 같고 무화과나무 잎이 마름 같으리라
5 여호와의 칼이 하늘에서 족하게 마셨은즉 보라 이것이 에돔 위에 내리며 진멸하시기로 한 백성 위에 내려 그를 심판할 것이라
6 여호와의 칼이 피 곧 어린 양과 염소의 피에 만족하고 기름 곧 숫양의 콩팥 기름으로 윤택하니 이는 여호와를 위한 희생이 보스라에 있고 큰 살륙이 에돔 땅에 있음이라
7 들소와 송아지와 수소가 함께 도살장에 내려가니 그들의 땅이 피에 취하며 흙이 기름으로 윤택하리라
8 이것은 여호와께서 보복하시는 날이요 시온의 송사를 위하여 신원하시는 해라
9 에돔의 시내들은 변하여 역청이 되고 그 티끌은 유황이 되고 그 땅은 불 붙는 역청이 되며
10 낮에나 밤에나 꺼지지 아니하고 그 연기가 끊임없이 떠오를 것이며 세세에 황무하여 그리로 지날 자가 영영히 없겠고
11 당아새와 고슴도치가 그 땅을 차지하며 부엉이와 까마귀가 거기에 살 것이라 여호와께서 그 위에 혼란의 줄과 공허의 추를 드리우실 것인즉
12 그들이 국가를 이으려 하여 귀인들을 부르되 아무도 없겠고 그 모든 방백도 없게 될 것이요
13 그 궁궐에는 가시나무가 나며 그 견고한 성에는 엉겅퀴와 새품이 자라서 승냥이의 굴과 타조의 처소가 될 것이니
14 들짐승이 이리와 만나며 숫염소가 그 동류를 부르며 올빼미가 거기에 살면서 쉬는 처소로 삼으며
15 부엉이가 거기에 깃들이고 알을 낳아 까서 그 그늘에 모으며 솔개들도 각각 제 짝과 함께 거기에 모이리라
16 너희는 여호와의 책에서 찾아 읽어보라 이것들 가운데서 빠진 것이 하나도 없고 제 짝이 없는 것이 없으리니 이는 여호와의 입이 이를 명령하셨고 그의 영이 이것들을 모으셨음이라
17 여호와께서 그것들을 위하여 제비를 뽑으시며 그의 손으로 줄을 띠어 그 땅을 그것들에게 나누어 주셨으니 그들이 영원히 차지하며 대대로 거기에 살리라
하늘들을 치던 칼이 에돔을 쳤습니다. 하늘은 곧 사람들이 섬기던 우상이며, 또한 그들이 떠받들어야 했던 군주와 지배자들을 가리킵니다. 하나님께서는 그들이 더 이상 지배자 행세를 하지 못하도록 그들이 지닌 “만상”을 폐하셨습니다.
그리고 놀라운 점은, 하나님께서 하늘을 두루마리처럼 말아버리시던 그 손으로 에돔을 황폐하게 하시고 짐승들만 사는 곳으로 만들어버리셨습니다. 도대체 에돔은 무슨 큰 죄를 지었길래 이처럼 거대한 심판 앞에 서게 된 것일까요?
에돔은 에서의 후예로서 이스라엘과 사해를 사이에 두고 동남쪽에 인접해 있는 나라입니다. 가까이 붙어 있다 보니 서로 티격태격한 역사가 길었을 것입니다. 그 분쟁의 역사 가운데에는 이스라엘의 환난을 틈타 에돔이 저지른 만행들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거대한 제국들이 일어서고 넘어지는 역사의 틈바구니에서 이스라엘은 에돔보다 더 큰 환난을 겪게 되었는데, 그때 에돔은 약해진 이스라엘을 함부로 짓밟았던 것입니다.
34장의 심판은 무시무시한 내용을 담고 있지만, 실상은 이스라엘을 위한 위로의 메시지입니다. 하나는 이스라엘이 섬기는 하나님이 온 세계의 주인이심을 천명하는 메시지, 즉 하늘을 두루마리처럼 말아버리시는 권세를 보이심으로써, 이스라엘에게 변치 않는 소망을 선사하시는 메시지이고, 다른 하나는 이스라엘을 억울하게 괴롭힌 세력들에 대한 강력한 보복을 선포하심으로써 위로를 베푸시는 메시지입니다.
여기에 자신을 계시하시는 하나님은, 연약한 백성들을 위해 직접 일어서시는 신실하신 하나님이십니다. 왜냐하면, 그들이 하나님의 말씀 곧 하나님의 정의를 섬기고 지키는 백성들이기 때문입니다. 단지 의리를 지키기 위해 선악의 구별 없이 무조건 괸당을 지키는 그런 신실함이 아니라, 하나님과 그 백성이 맺은 의의 약속으로 인해 친히 일어서시는 신실함을 보이신 것입니다.
하나님의 의를 위해 핍박이나 손해를 무릅쓰던 사람, 곧 하나님의 일꾼이 된 사람들은 본 장과 같은 말씀이 선포될 때 분명 위로를 얻게 될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그들의 수고와 아픔을 외면하지 않으시고, 반드시 갚아주시리라는 강력한 언약의 메시지가 여기에 담겨있기 때문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장은 종말론적인 메시지로 해석되곤 합니다. 단지 어떤 한 대상(에돔)을 향해 복수의 칼날을 휘두르는 것이 하나님의 심판의 본 목적이 아니라, 하나님의 의를 위해 눈물을 흘리던 백성들이 그분이 직접 일어서시는 날에 위로를 얻게 하시겠다는 계시를 전하시는 것이 이 심판의 본 목적이라고 보는 것입니다.
무엇보다 하나님께서 직접 복수하신다는 것이 중요한 부분입니다. 사람은 그 연약함 때문에 원수갚는 일에 몰두하게 되면 또 다른 죄에 빠져들게 됩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 정하신 때에 모든 것을 바로잡으실 것이라는 믿음이 있으면, 악으로 악을 갚지 않고 선으로 악을 이길 수 있게 될 것입니다.
“내 사랑하는 자들아 너희가 친히 원수를 갚지 말고 하나님의 진노하심에 맡기라 기록되었으되 원수 갚는 것이 내게 있으니 내가 갚으리라고 주께서 말씀하시니라”(롬 12: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