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천히 걷자
8월 16일 사무엘하 12장 15-23절 본문
‘버스 떠난 다음에 손 흔든다’는 말이 있습니다.
혹시 어쩔 수 없는 일을 놓고 아쉬움이나 회한 때문에 하나님께 기도하신 적이 있는지요?
그런 기도는 집착하는 마음이 되기 쉬운 것 같습니다.
문제는, 일단 우리 마음이 어떤 일에 대해 집착하기 시작하면 그때부터는 기도가 더 이상 기도가 아니게 된다는 점입니다.
본문 말씀에서 다윗은 우리에게 중요한 교훈을 안겨줍니다.
‘하나님께서 결론을 맺으신 일에 대해 떼쓰는 기도를 하지 말라.’
즉, ‘부질없는 소원을 기도하지 말라’는 것을 일러주는 것입니다.
간혹 기도할 때 ‘떼를 쓰면서 기도하라’고 가르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런 말을 좋은 뜻으로 해석해줄 수도 있지만, 사실 궁극적으로는 신앙의 수준을 떨어뜨리는 가르침입니다.
기도는 하나님과의 소통입니다.
그리고 기도라는 영적 대화의 주도권은 우리가 아닌 하나님께 있습니다.
그러므로 하나님께서 듣지 않으시는 기도는 무의미한 기도이며, 시간낭비, 에너지 낭비 아니겠습니까?
만일 다윗이 아이가 죽은 후에도 계속 엎드려서 슬퍼하거나, 아이의 죽음에 대해 자신의 비통한 감정을 표출했다면 그것이 바로 하나님 앞에서 떼쓰는 기도가 될 것입니다.
이미 하나님께서 결론을 내리셨는데, 그 결론을 사람이 뒤집으려 하는 일이 되는 것입니다.
다윗은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다윗은 돌이킬 수 없는 큰 죄, 하나님과 사람 앞에서 형벌을 면할 수 없는 잘못을 저질렀지만, 오늘 하나님께 자신의 죄에 대한 형벌을 받는 순간에는 누구보다 큰 믿음을 보여줍니다.
그것은 바로 하나님의 결정에 순종하고 따르는 믿음입니다.
다윗은 아이가 아프다는 것을 알게 되자, 자신이 벌을 받을 순간이 온 것을 알고 하나님 앞에 넙죽 엎드렸습니다.
신하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밤새도록 슬퍼하며 땅에 엎드려 기도했습니다.
만일 우리에게 0.01%의 가능성이라도 남아있다면 다윗처럼 간절하게 기도하는 것이 옳습니다.
그리고 만일 떼를 쓰면서라도 기도하라고 가르치려면 ‘여기까지만’입니다.
다윗은 아이의 죽음에 관한 소식을 듣자, 신하들의 걱정과 달리, 마치 슬퍼한 적이 없는 사람처럼 일어나서 자신의 자리로 돌아갔습니다.
간절하게 기도했지만, 집착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하나님께 무엇을 간절하게 구하는 것보다 더 큰 믿음이 있습니다.
그것은 하나님께서 하시는 일의 선하심과 옳으심을 시인하는 것입니다.
아버지의 죄 때문에 아들을 죽이는 것이 선하고 옳으냐고 함부로 묻지 않으시기를 바랍니다.
왜냐하면 그 질문을 받으실 분은 피조물의 죄를 위해 아들을 죽이신 분이기 때문입니다.
기도자로서 다윗의 훌륭한 점은 하나님의 옳으심을 분명하게 시인하는 것이었습니다.
부활을 믿지 않기 때문에 죽은 아이를 위해 기도하기를 포기했던 것이 아닙니다.
그것이 하나님의 결정이심을 시인했기 때문에 슬퍼하기를 멈추고 다시 삶으로 돌아간 것입니다.
우리 모두가 진정으로 순종하는 신앙인의 기도를 할 수 있게 되기 바랍니다.
내가 하고 싶은 말만 하는 기도자가 아니라, 하나님께서 내게 하시는 말씀을 듣는 일에 더 집중하는 기도자가 되기 원합니다.
[사무엘하 12장 15-23절]
15 나단이 자기 집으로 돌아가니라 우리아의 아내가 다윗에게 낳은 아이를 여호와께서 치시매 심히 앓는지라
16 다윗이 그 아이를 위하여 하나님께 간구하되 다윗이 금식하고 안에 들어가서 밤새도록 땅에 엎드렸으니
17 그 집의 늙은 자들이 그 곁에 서서 다윗을 땅에서 일으키려 하되 왕이 듣지 아니하고 그들과 더불어 먹지도 아니하더라
18 이레 만에 그 아이가 죽으니라 그러나 다윗의 신하들이 아이가 죽은 것을 왕에게 아뢰기를 두려워하니 이는 그들이 말하기를 아이가 살았을 때에 우리가 그에게 말하여도 왕이 그 말을 듣지 아니하셨나니 어떻게 그 아이가 죽은 것을 그에게 아뢸 수 있으랴 왕이 상심하시리로다 함이라
19 다윗이 그의 신하들이 서로 수군거리는 것을 보고 그 아이가 죽은 줄을 다윗이 깨닫고 그의 신하들에게 묻되 아이가 죽었느냐 하니 대답하되 죽었나이다 하는지라
20 다윗이 땅에서 일어나 몸을 씻고 기름을 바르고 의복을 갈아입고 여호와의 전에 들어가서 경배하고 왕궁으로 돌아와 명령하여 음식을 그 앞에 차리게 하고 먹은지라
21 그의 신하들이 그에게 이르되 아이가 살았을 때에는 그를 위하여 금식하고 우시더니 죽은 후에는 일어나서 잡수시니 이 일이 어찌 됨이니이까 하니
22 이르되 아이가 살았을 때에 내가 금식하고 운 것은 혹시 여호와께서 나를 불쌍히 여기사 아이를 살려 주실는지 누가 알까 생각함이거니와
23 지금은 죽었으니 내가 어찌 금식하랴 내가 다시 돌아오게 할 수 있느냐 나는 그에게로 가려니와 그는 내게로 돌아오지 아니하리라 하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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